사회
김진태 검찰총장, 임기 다 채우고 `명예 퇴진`
입력 2015-12-01 14:29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김진태 검찰총장(63·사법연수원 14기)이 1일 임기 2년을 마치고 퇴임했다. 김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미당 서정주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인용하며 이별을 아쉬워 말라고 했다.
오랫동안 폭넓은 경험과 훌륭한 인품을 겸비한 신임 김수남 총장(56·16기)을 중심으로 모두의 힘을 한 데 모아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길로 힘차게 나아가길 기대한다”며 후임자에 당부도 아끼지 않았다. 김 총장은 떠나는 자리에서도 후배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늘 우주보다 더 무거운 인간의 문제임을 깊이 인식하라”며 아집과 타성을 버리고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게 처리하되 세상사는 이치와 사람 사는 정리에도 부합되게 수사하라”고 했다. 자신을 비우고 낮추어야 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며 냉철한 머리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가슴이 국민에게 더 감동을 줄 수 있음을 잊지 말라”고 겸허한 자세를 강조했다.
김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뒤 7번째로 중도하차하지 않은 검찰 수장이 됐다. 정상명 전 총장(65·7기)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자리를 지킨 이래 8년만에 처음이다. 김 총장 전까지 모두 18명의 총장 가운데 6명만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다 했고, 재직 기간이 1년에 못미쳤던 총장들도 7명에 달했다.
김 총장은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85년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전고검장·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하다 2013년 4월 대검 차장검사직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둘러싸고 빚어진 ‘검란(檢亂) 사태를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 총장은 전임자인 채동욱 전 총장(56·14기)이 ‘혼외자 파문으로 불명에 퇴진하자 8개월 만에 다시 친정으로 복귀했다. 임기 2년 동안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세월호 참사 등 주요 사건들을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수남 신임 총장의 취임식은 2일 대검에서 열린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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