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리뷰] ‘극적인 하룻밤’, 극적인 2030 사랑을 위하여
입력 2015-12-01 11:10  | 수정 2015-12-01 14:10
비현실적 '원나잇' 로코, 윤계상-한예리 덕 현실감 풍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극적인 하룻밤'은 '원나잇'을 소재로 남녀의 사랑과 연애를 스크린에 담았다.
연애에 서툰 연애 하수들의 만남에 '원나잇'을 접목해 과감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한 점이 눈에 띈다. 번듯한 직장을 찾고 갖출 것 다 갖춘 상태에서 연애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평범한 사랑이라는 감정의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비뇨기과 의사 친구 준석(박병은)과 결혼하는 전 여자친구 주연(박효주)을 축하하기 위해 예식장을 찾은 특수학교 기간제 체육 교사 정훈(윤계상). 술에 취한 정훈은 피로연에서 한 이상한 여자(한예리)를 만난다. 연어 초밥 하나 남은 걸 먹었다고 "책임지라"고 집착하고, "엉덩이 점 세 개"라는 정훈의 신체 비밀까지 알고 있는 여자다.
긴가민가한 상태로 술을 마신 정훈은 결국 이 여자와 자기 집에서 동침한다. 하지만 이 여자는 준석의 전 여자친구 시후였다. 복수를 꿈꾸며 정훈에게 접근했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고 만다.

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한 두 사람이다. 커피 쿠폰 10번 찍을 때까지만 서로를 위로하는 파트너가 되기로 한다. 둘은 육체적인 관계만을 즐기다 점차 감정을 공유하는 관계로 변화한다. 몸에 이어 마음마저 움직이는데, 10번의 만남으로 도무지 끝낼 순 없다. 뻔한 결론을 예상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을 응원하게 된다. 우리 현실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살 떨릴 정도로 현실적이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공감하고 몰입하게 된다. 윤계상과 한예리 덕에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비친다. '지잡대' 출신의 기간제 특수학교 체육교사. 가진 것 없는 그가 "사랑과 연애는 사치"라며 지레 겁먹고 상대를 밀어내는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없다.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정훈의 심정이 이해되는 이가 많지 않을까. 또 동그랗고 예쁜, 흔히 미인이라고 하는 여배우들이 사랑 이야기를 꽉 채운 스크린에서 쌍꺼풀 없는 외모의 한예리는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색다른 매력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데이트용 무비라 할 수 있는 '극적인 하룻밤'은 솔로인 이들에게도 연애하고 싶은 감정을 들게 할 만하다. 귀엽고 애교 넘치는 한예리 같은 여자와 털털하고 수더분한 윤계상과 같은 남자와 실제 연애를 한다면 최고의 결과가 되는 게 아닐까.
영화는 주인공들이 맞닥뜨린 상황과 각자의 업무를 하며 벌어지는 깨알 같은 유머가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정훈의 학교 동료 교사로 나오는 조복래와 정수영의 연기가 예상치 못한 웃음 폭탄을 선사한다.
연애와 사랑은 수월한 법이 없다. 내 마음도 모르는데 이성의 마음을 어떻게 속단할까.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 그 짝도 당연시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제 짝이 될 순 없다. 극 중 시후 엄마의 말도 와 닿는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하고 사랑하고 사는 것. 우리가 잊고 있었던, 필요한 조언이다. 107분. 청소년관람불가. 3일 개봉.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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