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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후 고요…고영민-박재상 ‘날 좀 보소’
입력 2015-12-01 06:01 
박재상-고영민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지난 이틀 간 폭풍이 거칠게 몰아쳤다. ‘대어급 자유계약(FA) 대상 선수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던 상황. 대박의 꿈을 안고 나온 11명 중 7명은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남은 4명의 거취는 오리무중이다. 이 중 2명은 그만한 사정이 있으나 나머지 2명은 여전히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다.
말 그대로 ‘돈 잔치였다. 지난달 29일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뒤 정상호를 시작으로 정우람까지 ‘잭팟이 이틀 동안 터졌다. 박석민은 NC와 4년 최대 96억원으로 기존 야수 FA 최고액(최정 86억원)을 경신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정우람도 한화와 4년 84억원으로 기존 불펜 투수 FA 최고액(안지만 65억원)을 넘어섰다.
늦깎이 FA인 유한준도 4년 60억원으로 ‘고향팀 kt로 향했다. 손승락(4년 60억원)과 윤길현(4년 38억원)도 롯데의 화끈한 제안에 손을 잡았다. 정상호(4년 32억원)와 심수창(4년 13억원)도 준수한 조건에 각각 LG와 한화로 몸을 옮겼다.
이제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4명이다. 바로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 박재상이 그 주인공들. 이 중 김현수와 오재원은 사정이 있다. 김현수는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미 원 소속팀인 두산과 해외 진출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상황. 두산도 김현수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오재원은 지난달 23일부터 4주 군사 기초 훈련에 들어간 상태라 퇴소후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고영민과 박재상은 여전히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다. 지난 이틀 간 거친 폭풍이 지나간 가운데 분위기는 고요해진 상황. FA를 영입한 팀을 포함해 대부분 구단은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래도 ‘준척급 자원인 고영민과 박재상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고영민은 2루수와 1루수, 그리고 외야수까지 소화하면서 주로 대타나 대수비로 출전했다. 올 시즌 성적은 41경기 출전 타율 3할2푼8리 3홈런 11타점 6볼넷. 고영민은 지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결정적인 적시타와 센스 있는 주루로 맹활약하면서 생애 첫 한국 시리즈 우승도 맛봤다. 최근 몇 년 간 허리 부상으로 주춤했으나 올해는 백업 역할로 알짜배기 활약을 했다.
박재상은 지난 시즌 38경기 출전에 그치며 FA 자격 취득을 올해로 미뤘다. 올 시즌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108경기 출전 타율 2할4푼8리 7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이명기와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온 정의윤에게 주전 자리를 밀렸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외야 수비와 작전 수행 능력도 여전히 준수하다는 평가다.
내·외야진의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팀에서는 충분히 구미가 당길 수 있는 고영민-박재상 카드다. 하지만 역시 보상 선수가 걸림돌이다. FA 영입 시 기존 연봉의 2배인 보상금과 함께 20인 보호 명단 외 선수 한 명을 원 소속구단에 보상 선수로 내줘야 한다. 결국 20인 외 보상 선수 한 명 그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선수층이 두터운 구단은 섣불리 나설 수 없다.
올해까지 FA 보상 선수가 없는 kt가 관심을 가질 법도 하다. 이들의 영입으로 선수층을 더 두텁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진영-유한준의 영입으로 외야진 보강이 어느 정도 이뤄진 데다 2루수 자리에는 박경수가 굳건히 자리 잡았다. kt도 큰 관심을 가졌던 투수 자원이 타 팀과 계약하면서 우선 관망하는 입장이다. 고영민과 박재상은 거친 폭풍이 몰아친 후 고요한 분위기에서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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