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방송진단] ‘진사’, 해병대 특집에 日 군가?…거듭된 ‘편집논란’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가 지난 여군 특집에 이어 해병대 특집에서도 편집 논란에 휩싸였다. 재발방지와 논란의 반복에 시청자들은 지쳐만 가고 있다.

29일 오후 ‘진짜 사나이에서는 배우 이이경이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훈련에 불참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이경은 경위서를 작성하는데, 이 경위서에 적힌 이이경의 주민번호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노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의 편집 실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방송 초반 내레이션의 배경음악으로 일본 군가 ‘군함행진가가 흘러나온 것.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해병대 특집에서 일본 군가가 사용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오후 10시 즈음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금일 ‘진짜 사나이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부주의로 부적절한 배경음악이 방송되고, 배우 이이경의 주민등록번호가 모자이크 처리가 안 된 상태에서 잠시나마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고 시작하는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과 이이경, 그리고 군 관계자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말씀 올린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과정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말씀 올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단 이이경의 주민번호 노출은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개인 휴대폰 번호라면 바꾸면 되지만 주민번호는 그 차원이 다른 문제고, 악용 사례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투철하게 각종 사안을 확인해야 하는 편집 과정에서 나태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변명할 여지가 없다.

또한 일본군가 사용은 해병대 특집의 의미를 퇴색되게 할 수 있는 치명적인 실수다. 이번 특집은 ‘진짜 사나이 측에서도 염원해왔던 해병대 특집이다. 해병대의 위용을 드러내는 방송에서 일본 군가를 사용한 것은 시청자들의 정서를 크게 거스르는 일뿐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회부될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해병대 특집을 위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는 등 각종 공을 들여놓고 단 한 순간의 실수로 지금까지의 수고를 허투루 만들어버린 꼴이다.

더욱 문제는 지금의 ‘편집 논란은 지난 여군 특집 때에도 지적된 사항이라는 것이다. 지난 9월 여군 특집 3기가 방영되던 도중 김현숙과 사유리가 남자 조교의 신체 부위를 묘사하는 장면에서 ‘성희롱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

사진=진짜사나이 방송 캡처

물론 경솔한 발언을 했던 김현숙과 사유리도 면죄될 수는 없었지만, 가장 큰 비난을 받은 것은 제작진이었다. 김현숙과 사유리가 한 말들은 사담으로 적합한 내용이었지, 주말 황금시간대에 맞는 내용은 절대 아니었다. 이를 ‘재미의 요소로 강조해서 자막까지 입힌 후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을 향해 시청자들의 비난은 쇄도했다.

당시에도 제작진은 편집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여군 특집 때와 비슷한 속도로 29일 방송분도 재빠르게 다시 보기 중지와 사과문 게재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 더 이상 빠른 후속 조치로 실수를 무마하기엔 부족했다. 재발 방지를 약속한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또 다시 다시보기를 중지해야 하는 큰 실수가 일어났다.

제작진의 잦은 실수는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한 번 신뢰를 잃으면 그 신뢰도를 회복하는 과정은 프로그램이 명성을 쌓은 시간과 노력보다 배는 힘들다. ‘진짜 사나이의 반복된 실수는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제작진이 할 수 있는 건 더욱 철저한 자기반성과 주의다. 과연 시청자들의 차가워진 마음을 ‘진짜 사나이는 되돌릴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