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亞 이목 집중’ 홍콩 경매시장 오른 한국미술품 관전포인트 셋
입력 2015-11-26 15:02 

이번 주말 홍콩은 미술 천국으로 대변신한다. 아시아 미술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와 함께 국내 양대 경매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이 28·29일 잇따라 메이저 경매를 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한국 미술이다.
크리스티는 28일 오후 6시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고가 미술품 70점을 엄선한 ‘아시아20세기 동시대 미술 이브닝 세일을 연다. 이 가운데 맨 처음 포문을 여는 6점의 작품이 모두 한국 미술품이다. 박서보 정상화 김환기 윤형근 4명의 작품 6점을 경매에 부친다. 단색화 열풍이 어디까지 번질 지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시험대인 것이다.
최고 추정가로 나온 작품은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1975년작 ‘묘법(120호·130x195cm). 추정가 580만홍콩달러(8억5000만원)에서 780만홍콩달러(11억5000만달러)로 박서보 작품이 경매에서 100만달러를 처음 넘을 지가 관건이다. 이미 화랑가에서는 10억 넘게 거래된 적이 있지만 공개 경매에서 낙찰가가 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박서보 최고가는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달러에서 기록된 490만홍콩달러로 수수료 포함해 8억원이 조금 넘었다.
단색화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기세가 무섭다. 이우환이 런던에 이어 홍콩 페이스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최근 모딜리아니 작품을 2000억원대 가까이 사며 화제를 모은 중국 컬렉터 류이첸이 세운 상하이 롱(龍)미술관에서는 이우환 정상화 박서보를 포함한 아시아 추상미술 소장전을 28일부터 내년 1월까지 연다. 크리스티는 28일에 이어 29일 ‘데이세일에서도 ‘추상의 목소리라는 큰 주제 아래 아시아 미술품 경매를 연다. 한국 미술품은 이날 29점이 나오며 전날 이브닝 세일과 합쳐 총 35억원의 미술품이 경매된다.

K옥션은 28일 토요일 오후 3시 홍콩 르네상스호텔에서 추정가 106억원대의 경매를 개최한다. K옥션이 100억원대의 미술품을 홍콩에서 단독 경매에 부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여기서 단연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환기가 파리 시절 그렸던 구상화 ‘귀로(40호)다. 추정가 18억~40억원에 출품된 이 작품은 김환기 화폭에 자주 등장하는 여인과 항아리를 소재로 그린 대표작. 김환기의 말년작인 전면 점화는 지난 10월 초 홍콩 경매에서 47억2100만원에 팔리며 한국 미술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귀로는 이보다 크기도 작고, 구상화라는 점이 최고가 달성까지는 무리로 예측되지만 얼마에 팔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K옥션은 정상화와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작품도 대거 경매에 부친다.
서울옥션은 다음날인 29일 오후 6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고미술과 근현대미술 경매를 한다. 추정가만 무려 250억원에 달한다. 2008년 홍콩에 진출한 서울옥션이 200억원대 미술품을 들고 홍콩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중화권에서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서울옥션 또한 홍콩 경매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관측이다. 백미는 고미술 62점이다. 이 중 55점은 일본인 수집가가 50여년 동안 모아온 문화재다.
특히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제작된 높이 42㎝의 달항아리 ‘백자대호는 18억원에 나오는데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역대 한국 고미술 최고가는 2012년 K옥션에서 출품된 ‘퇴우이선생진적첩으로 34억원에 낙찰됐다. 이 고사화첩에는 1000원짜리 지폐 도상인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겸재 정선) 원본이 수록돼 가치를 더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해외에 흩어진 우리 귀한 문화재를 경매를 통해 합법적으로 우리 땅에 환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