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시니어 공연’②] 그래도 공연은 계속돼야 한다
입력 2015-11-26 14:10 
[MBN스타 금빛나 기자] ‘경숙이, 경숙 아버지는 출연 배우도 많고,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이기 때문에 대학로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연극 ‘경숙이, 경숙 아버지 제작발표회 중 조재현 발언)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중장년층 관객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정작 이들을 위한 작품은 얼마나 될까.

20~30대 여성관객들이 대학로 공연문화를 주도한다고 하지만, 빠른 속도로 시장이 구축되고 있는 40대 이상 중장년층 관객 또한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공연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 공연계는 중장년을 위한 작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무대 위로 올라온 수많은 작품들이 공연 중인 작품 중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제작된 작품은 연극 ‘길 떠나기 좋은 날과 ‘여보 나도 할 말이 있어 뿐이며, ‘여보 나도 할 말이 있어의 경우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 아닌, 앙코르 공연 성격에 더 가깝다. 이마저도 위로 더 올라가 노인들을 위해 제작된 공연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 같은 편중된 공연제작이 이뤄지는 데에는 회전문 관객이 들어올 수 없는 공연계 시장논리와 밀접하다. 지난 15일 막을 내린 뮤지컬 ‘서울 1983의 경우 보기 드물게 ‘시니어 뮤지컬을 표방하며 관객들 앞에 선 작품이다. 신파적인 스토리와 전개로 젊은 관객층에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귀에 익숙한 대중가요를 넘버로 앞세운 ‘서울 1983는 배우들의 호연과 화려한 볼거리로 시니어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서울1983은 흥행에 있어 아쉬운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일차적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작품 치고 티켓의 가격이 다소 높았으며, 두 번째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시니어 뮤지컬을 표방할 정도로 타깃을 분명하게 정했음에도, 정작 그들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공연관람이 아무리 늘어났다고 하지만, 공연장 관람이 습관화 되지 않은 이들이 많은 만큼 공연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연극 ‘경숙이, 경숙 아버지 제작발표회 중 조재현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이기 때문에 대학로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빠른 시장형성에도 불구하고 중장년을 위한 공연문화는 여전히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사실 문화는 특정한 연령층을 위한 것이 아니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오랜 시간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중장년층을 포함해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샀기 때문이다. 시장논리에 따라 잘 나오는 작품만 만든다면, 그만큼 관객들은 편향된 작품밖에 접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비롯해 작품의 생명까지 짧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1983을 올린 것에 대해 작품의 연출가이자 서울시뮤지컬의 김덕남 단장은 그동안 뮤지컬은 20~30대의 전용문화처럼 되다보니 중장년층이나 어린이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서울시뮤지컬단인 만큼 다양하고 좋은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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