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뮤지컬 ‘오케피’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에는 특별함이 있다
입력 2015-11-26 09:40 
사진=곽혜미 기자
[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인터미션 시간, 오케스트라 석에 과자와 사탕을 던져주는 관객을 향한 단원들의 고충을 재치 있는 가사로 표현한 넘버 ‘우리는 원숭이가 아냐가 시작되자 연습실에는 이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무대 아래 뮤지컬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뮤지컬 ‘오케피의 성격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넘버이자, 재치 넘치는 배우들의 애드립 실력이 가장 빛이 나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연출가로 변신한 황정민이 무려 5년 동안 준비한 ‘오케피가 드디어 막을 올릴 모든 준비를 마쳤다. 본 공연에 앞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창작센터에서 진행된 연습실공개를 통해 살짝 엿 본 ‘오케피는 오랜 시간에 거쳐 준비된 작품인 만큼 탄탄한 작품성과 강한 개성, 그리고 유쾌함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웅장하고 화려한 뮤지컬 무대 아래, 한번쯤은 궁금했지만 한 번도 본적 없는 오케스트라피트, 일명 오케피를 무대화한 ‘오케피는 일본 스타작가 미타니코키의 첫 번째 뮤지컬이자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뮤지컬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연출가 황정민이 ‘오케피를 알게 된 건 미타니코키의 연극 ‘웃음의 대학을 하면서부여였다. 황정민은 우연히 그 분의 작품 중 뮤지컬이 한 작품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DVD를 찾아서 봤다. 그 DVD를 보면서 이 작품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때는 쇼 뮤지컬이 많이 나올 때였는데, 이 작품은 연극적이면서도 뮤지컬의 감동도 있었다. 관객에게 이런 뮤지컬도 있다 고 전해주고 싶어서 시작됐다”고 ‘오케피의 연출가로서 나서게 된 사연에 대해 고백했다.


뮤지컬 ‘원스를 재밌게 봤다며 운을 띄운 황정민은 저는 그 작품이 무척이나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이제 뮤지컬이야? 연극이야?라고 하시는 관객들이 있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오케피를 보고 연극이야 뮤지컬이야라는 이야기를 할까 제일 겁이 났다”며 원작에서는 무대가 움직이진 않는데, 우리 공연은 회전무대를 사용했다. 올 초부터 스태프들과 만나 어떻게 하면 더 뮤지컬스럽게 만들까 생각하다 지금의 무대가 탄생했다”고 연출가로서의 고민과 그에 따른 결과물에 대해 설명했다.

‘오케피에서 그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오케피의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김문정 음악감독이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오케피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황정민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하던 당시 이 작품을 주더라. 정말 깜짝 놀란 것이 언젠간 ‘오케스트라 내에서 일어난 일을 작품으로 써보고 싶다고 했는데 일본에서 먼저 이런 공연이 올라갔더라. 이 작품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화려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배우께서 이런 스토리에 관심을 갖고 만들고자 하는 의욕에 대해 놀랐다. 동지애를 느꼈다. 많은 작품이 있음에도 우선순위로 두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오케피는 실제의 오케피의 풍경과 얼마나 흡사할까. 김문정 음악감독은 극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실제 오케스트라 피트의 모습과 같다. 극 중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실제와 80~90% 이상은 일치하는 것 같다”며 물론 다른 점도 있다. ‘피트가 구덩이라는 뜻이지 않나. 그러나 우리는 표면상으로 나타냈다. 또 황정민 연출이 실제 우리의 피트를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2층 무대 위로 올라간다. 나중에 극 중 오케스트라와 실제 오케스트라들이 하나 돼 연주를 들려주는데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본 작품에 대한 관전포인트를 알려주기도 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황정민을 향한 배우들의 칭찬도 끊일 줄 몰랐다. 황정민과 함께 지휘자 역을 연기하게 된 오만석은 주로 연출을 해 연습을 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황정민은 연출 뿐 아니라 모든 캐스트들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자신의 연기 연습까지 치밀하게 하는 스타일”이라며 본인은 녹음해둔 걸 틀어놓고 연습하고 배우들이 오면 배우들을 연습시켰다. 카리스마와 코믹스런 모습을 모두 잘 짜놓은 완벽한 연출가”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케피를 통해 연출가로서의 역량을 드러내게 된 황정민은 창작뮤지컬에 대한 꿈도 꾸고 있었다. 황정민은 외국작품을 사와서 공연할 때마다 아쉬움은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제가 그 정도의 능력이 안 된다”며 그래도 언젠가는 제대로 된 창작품 해보고 싶다. ‘오케피를 올리기까지 5년 걸렸으니, 창작품을 올리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싶다”고 말해 ‘오케피 뿐 아니라 이후에 올리기 될 창작품에 대해서도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한편 ‘오케피는 12월18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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