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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네 로봇’ 종영] 아끼던 로봇을 뺏긴 사내아이의 허탈함
입력 2015-11-26 09:32 
사진=할매네 로봇 캡처
[MBN스타 유지훈 기자] 로봇의 예능출연은 시기상조였을까.

지난 25일 오후 케이블방송 tvN에서는 예능프로그램 ‘할매네 로봇 마지막 방송이 전파를 탔다. 지난 주 장도연에 이어 개그맨 유상무가 출연해 재미를 더했다.

유상무는 등장부터 화려했다. 지난 주 장도연에 이어 커다란 로봇을 타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양계순 할머니는 큰 키의 로봇을 타고 지붕을 두드리고 있는 유상무에 놀랐지만 치지마라 텔레비전 안나온다”고 쓴 소리를 뱉었다.

강남은 이희준과 장동민, 유상무 앞에 일본에서 온 아리따운 로봇연구가를 데리고 등장했다. 강남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생이다. 일본에서 복싱 로봇을 만든다”고 말했고 여성은 일본어로 복싱로봇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출연진은 로봇에 대한 관심은 뒷전, 갑자기 이상형 월드컵을 시작했다.

강남은 결혼하면 이들 가운데 누구를 꼽겠냐”고 물었고 여성은 얼굴로만 본다면 유상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안녕하세요. 이민영이라고 합니다”라고 일본에서 왔다고 한 것이 장난이었음을 밝혔다.

앞서 로봇 센터장으로 등장했던 강남은 비원에이포(B1A4) 바로를 대신해 양길순 할머니와 함께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 중간, 다른 스케줄로 인해 자리를 비웠다. 유상무는 이 빈자리를 채웠고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친숙하게 다가갔다.

이후 출연진과 할머니들은 로봇센터에 모여 토깽이와 복싱로봇의 복싱 대결을 관람했다. 장동민은 ‘팔벌려 뛰기 ‘계란 젓기와 같은 복싱과 전혀 상관없는 입력어를 외쳤고 토깽이는 여전히 귀여운 매력을 발산, 승리를 거뒀다. 할머니들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박장대소했다.

‘할매네 로봇은 하이테크 시골 예능이라는 특이한 콘셉트로 자녀들을 대도시로 떠나보내고 적적하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시골 어르신들과 최첨단 로봇과의 좌충우돌 동거 스토리를 담았다. 배우 이희준은 장재님 할머니-허당 로봇 머슴이와, ‘뇌섹남 장동민은 귀여운 로봇 토깽이-애정이 고픈 양계순 할머니와, 그룹 비원에이포(B1A4) 바로는 주크박스 로봇 호삐-양길순 할머니와 함께 낮선 시골에 적응했다.

사진=할매네 로봇 캡처
프로그램의 성적은 좋지 못했다. 1.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시청률로 시작, 1%가 채 안 되는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로봇이 할머니들의 일손을 돕고 인간과의 교감을 보여준다는 기획이었지만 로봇은 실수를 연발할 뿐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할머니들 역시 로봇 보다는 출연진에 더욱 친숙함을 보였다.

하지만 강남이 본격적으로 합류한 이후부터는 달라졌다. 머슴이의 실수에 허허실실 웃기만 하던 이희준은 강남과 함께하자 티격태격하는 특유의 호흡으로 웃음을 선보였다. 또 강남의 돌발행동은 할머니들을 당황시키면서 마을의 분위기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거대 로봇과 3D프린터, 로봇청소기 등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됐다. 시청률 역시 상승하며 지난 18일에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매네 로봇은 6회 만에 종영했다. 방송 말미에는 출연진 가운데 장동민만이 할머니의 손자부부와 만나 사람과 로봇이 언젠가는 공존하고 살아야한다. 거기에 최고 선두주자가 할머니가 될 것이라는 마지막 방송다운 끝인사를 전했다. 그 외에는 제작진의 숨어있던 노력, 이미 공개된 출연진의 소감들이 다시 한 번 전파를 탔다.

시작하는 것만큼 끝을 맺는 것도 중요하다. 애청자라면 출연진과 할머니들의 종영 소감 정도는 볼 자격이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배려는 없었다. 이제 막 재미요소를 찾아가던 ‘할매네 로봇의 종영에는 지울 수 없는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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