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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경쟁 속 꽃핀 우정…테임즈·박병호 둘 다 웃었다
입력 2015-11-25 06:01 
박병호가 24일 서울 양재동 The K 호텔에서 열린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테임즈에게 화관을 씌어주면서 축하하고 있다. 사진(서울 양재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누가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을 MVP 시상식에서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모두 웃었다.
24일 서울 양재동 The K 호텔에서는 ‘2015 KBO리그 시상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 정규시즌 MVP과 신인왕, 투타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들을 위한 시상식이 열렸다. 테임즈는 기자단 유효 투표 수 99표 중 50표를 획득해 44표에 그친 박병호를 제치고 역대 외국인선수로는 세 번째로 MVP의 영광을 안았다.
테임즈는 프로야구 최초로 올 한 시즌에만 사이클링 히트 두 차례를 기록했고 전무했던 40(홈런)-40(도루)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프로야구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날린 박병호를 근소하게 앞선 셈.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날 관심을 모은 것은 시상식 무대 위에서 두 선수 간의 서로를 위한 모습이었다. 박병호는 무대 위에 올라 MVP에 뽑힌 테임즈에게 환한 웃음과 함께 꽃왕관을 머리에 씌웠다.
앞서 진행된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테임즈는 홈런과 타점 등 2관왕에 오른 박병호가 있는 무대 위로 가장 먼저 올라가 꽃다발을 건넸다. 그러자 박병호는 이후 타율과 득점, 출루율, 장타율 1위로 4관왕에 오른 테임즈의 수상 때 무대 위로 올라가 90도 인사로 화답했다.
라이벌을 뛰어 넘어 서로의 모습에 축하하는 모습은 시상식을 훈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박병호는 시상식이 끝난 뒤 올 한 해 테임즈와 즐겁게 경쟁을 한 것 같다”면서 테임즈와 시즌 막바지를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의 타격폼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통역을 통해 서로 꾸준히 관심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이어 테임즈의 MVP 수상을 예상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축하의 말을 건넸다.

테임즈는 MVP 수상 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협상을 진행 중인 ‘예비 메이저리그 박병호에게 따뜻한 조언을 말을 전했다. 테임즈는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다. 능력이 많은 선수다. 특히 정신력이 강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박병호는 자신의 방법을 유지하면서 상대가 던지는 바깥쪽 슬라이더를 조심해야 한다. 스냅을 이용해 던지기 때문에 날카롭게 꺾인다”고 했다. 이어 라틴계 선수들의 공이 빠르다”고 박병호에게 주의를 줬다.
올 시즌 타격에서 쟁쟁한 실력을 펼친 테임즈와 박병호는 뜨거운 경쟁으로 프로야구판을 달아오르게 했다. 그러나 이제 이 두 선수간의 재대결은 당분간 못 볼지도 모른다. 테임즈는 NC와 재계약했지만 박병호는 태평양을 건너 메이저리그 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렇기에 이날 두 선수가 보여준 돈독한 우정은 더 돋보였다.
[kjlf20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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