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돈줄 막힌 캐피털사, 눈물의 세일
입력 2015-11-23 17:34 
최근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피털사들이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서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손실과 BNK캐피탈 자산 부실화 염려 등 연이은 악재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26일 BNK캐피탈은 5000억원 규모 자산 유동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동차 구매자들로부터 추후 받기로 약속한 할부대금 채권을 매각하고 현금 4000억원을 미리 확보하는 구조다. 지난 19일에는 아주캐피탈이 4000억원 규모 자동차 할부대금 채권을 유동화해 3250억원을 조달한 바 있으며 13일에는 메리츠캐피탈이 2520억원을 조달했다.
올 상반기 풍부한 시장 유동성을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이 활황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8월 말 BNK캐피탈이 한일월드에서 매입한 리스 계약 손실 가능성이 대두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9월에는 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조작에 따른 리콜 사태가 불거지며 국내 캐피털사인 폭스바겐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가 회사채 발행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연거푸 터진 악재로 캐피털사가 발행한 채권 매수를 꺼리는 투자자가 늘면서 하반기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캐피털사 회사채 발행 규모는 월 평균 1조583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8월 말 BNK캐피탈 사태가 불거진 후 9월 발행 규모는 9700억원까지 감소했으며 11월 발행 규모는 800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박태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캐피털사는 회사채 시장에서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자동차 구매자 등에게 빌려주고 할부원금과 이자를 받는 식으로 영업해왔다"며 "최근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영업과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산 매각에 나섰다는 사실은 시장 전체적으로 볼 때 위험신호"라며 "유동성 위기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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