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쌀 때 사두자" 지분 늘리는 오너들
입력 2015-11-22 17:20 
최근 주식시장 조정 국면에서 자사 주식을 싼값에 매수하려는 오너가 늘고 있다. 저가 매수를 통해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자기 회사 주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오너가는 효성이다. 효성의 조현준 사장을 비롯해 조현상 부사장 등 범효성 일가는 효성 계열사 주식 매입에 나섰다. 조 사장은 지난 13~18일 효성 주식을 총 5만주 매입했다. 효성 최대주주이던 조 사장의 지분율은 이로써 12.3%로 상승했다.
조 사장은 본인이 주요 주주로 있는 효성 계열사 주식도 대거 매입했다. 스포츠서비스업체인 갤럭시아에스엠 주식을 지난 13일부터 시간 외 매매를 통해 호텔인터불고 측에서 15만6250주 사들여 지분율을 7.07%로 높였다. 역시 같은 계열사인 효성 ITX 주식도 1만3000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35.3%로 올렸다.
효성 주식 매입에는 조 사장 동생 조현상 부사장도 동참했다. 조 부사장은 지난 18~20일 장내 매수를 통해 효성 주식 2만2772주를 매입했다. 이로써 효성 2대 최대주주인 조 부사장의 지분율은 11.38%로 상승했다. 효성 오너가 3세인 조인영 씨(13세)와 조인서 씨(9세)도 각각 효성 주식을 172주씩 사들였다.

최근 들어 효성 오너가가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선 이유는 주식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을 때 사들여 지배구조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효성 주가는 11만원대로 지난 7월 기록한 52주 신고가 15만4000원에 비하면 약 30%가 빠져 있는 상태다. 효성ITX 역시 지난 9월에는 2만3150원까지 올라갔던 주식이 최근 들어서는 1만5000원대에 박스권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SK 오너 일가도 그룹 계열사 주가가 떨어지자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9일 "최신원 SKC 회장이 SK네트웍스의 주식 3만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한국거래소에 공시했다. 면세점 사업 탈락 발표 후 SK네트웍스 주가가 발표 직전과 비교해 15%가량 떨어진 후였다. 매수 후 최신원 회장의 SK네트웍스 보유 지분은 0.43%(106만7450주)까지 늘었다. 최 회장으로서는 1억7640만원가량 금액으로 SK네트워크 지분율을 크게 올린 셈이다.
중견기업 오너들도 자기 회사 주식 매수에 뛰어들었다.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은 장내 매수를 통해 17일부터 20일까지 7969주 매수했다. 대구백화점 주식은 최근 실적 부진 때문에 52주 신저가 부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중견기업 오너 자제들이 주식을 매입하는 일도 활발하다. 이한구 현대약품 회장 아들 이상준 부사장도 17일 시간외 매매를 통해 57만5000주를 매입했으며 이 회장 장녀인 이소영 씨도 24만5000주를 같은 날 사들였다. 이를 통해 둘의 지분은 각각 4.63%, 0.93%로 올랐다.
제약회사 종근당 오너 자제인 이주원 씨도 지난 12일부터 1000주가량을 매입했다.
[김제림 기자 /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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