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부 기자 다룬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하재관 부장 役
"성장 이야기, 직장 안 다녔어도 이해되고 공감"
"친한 배우 카메오 출연 부탁 안 했어요. 다들 칙칙해. 하하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각자 입장에서 다르게 볼 수 있는 성장담이 아닐까요. '연예기자들도 저렇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하고요. 어떤 분은 유쾌하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하핫"
배우 정재영(45)은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감독 정기훈)를 보고 한 번도 웃지 않았는데 관전 포인트를 뭐로 잡아야 할까라는 까칠한 질문에도 이같이 호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내가 도라희 입장이었을 때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 기성 세대가 되다 보니 하재관 같은 사람이 이해가 되더라"며 "재관의 진심은 나쁘지 않다. 사회를 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엉킨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관은 항상 최선을 선택한 것"이라며 "재관은 내 모습도 많이 투영돼 있고, 내 주변의 모습도 투영돼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5일 개봉 예정인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취직만 하면 인생 풀릴 줄 알았던 수습 도라희(박보영)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상사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게 되는 극한 분투를 그린 공감코미디다. 수습을 잡아 먹지 못해 안달 난 연예부 부장이다. 하는 일마다 꼬투리 잡고, 따발총처럼 욕을 지껄인다. 오죽하면 라희한테 부장이 전화를 걸면 개 짖는 소리가 나올까. 직장인들이 사회 초년생 생활을 한 번쯤 떠올릴 만하다.
그래도 정재영은 직장 생활 경험을 안 했으니 공감이 덜하지 않았을까.
"직장 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들은 얘기와 내가 느끼는 걸 종합하면 공감이 가요. 우리와 환경이 다른 외국 영화가 공감되는 이유와 맞닿은 지점이 있는 거죠. 예전 우리 때는 열정 있고 조금만 잘하면 잘됐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게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열리니까 돌파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걸 믿어요. 그건 제 얘기도 포함되는 것이고요."
정재영도 연극 무대에서 힘든 시절과 무명 시절도 건뎠다. 이제는 다양한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재영의 연기는 거부감을 주지 않고, '믿고 보는 배우군'에 속한다. 물론 '믿고 본다'는 말이 전부 흥행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믿고 보는 배우라고요? 제발 좀 믿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관객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가 모르겠네요(웃음). 믿고 보는 사람이 몇 명인지가 중요해요. 몇 천명 되나? 흥행이 안 된 게 많으니…. 그래도 이제 흥행에 대한 압박은 덜해요. 맷집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많이 봐주면 당연히 좋죠."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박보영과 호흡이 무척 좋다. 이 영화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면 정재영-박보영 조화 덕이다. 로맨스도 아닌데 찰떡 호흡이라고 할 정도다. 앞서 영화 '플랜맨'에서 한지민과 로맨스 기운을 풍긴 바 있으니, 다음 번 정재영의 연기는 박보영과 멜로 어떨까?
"저야 땡큐죠. 그런데 보영이가 경기를 일으켜요. 하하. 제가 총각이라고 해도 불륜이라고 느껴질 것 같아 걱정이네요. '플랜맨'에서도 전 어리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지민씨는 늙어 보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우리 둘은 사랑이 아니고 동정이었고요.(웃음)"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연예부 기자 이야기이니 카메오 출연을 생각해 봤을 듯하다. 하지만 극 중 카메오 없이 김우빈이나 빅뱅 등의 이름만 등장한다. 정재영은 숨겨진 이야기를 꺼냈다. 극 중 김우빈을 실제 등장시키려 했으나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는 것.
"원래 라희가 '수습도 사직서를 써야 하나요?'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김우빈이 사무실에 인사를 왔다가 2층에서 내려오는 걸 보고 놀라는 장면이었죠. 우빈씨가 스케줄 문제로 섭외가 안 되서 감독님이 내용을 바꿨어요. 왜 내 친한 배우를 섭외하지 않았느냐고요? 내 주변 배우들은 보영이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없어요. 칙칙해. 하하하핫. 콜록콜록"
어찌나 크게 웃었는지 정재영은 사래가 들린 듯 연신 기침을 했다. 호탕하게 웃는 목소리와 따발총 같은 속사포 답변들이 내내 인터뷰 장소의 공기를 지배했다. 영화 속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다. 하재관 부장에 너무 몰입한 듯하다. 그래도 관객은 하재관에 몰입한 정재영 덕에 조금이라도 더 웃으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성장 이야기, 직장 안 다녔어도 이해되고 공감"
"친한 배우 카메오 출연 부탁 안 했어요. 다들 칙칙해. 하하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각자 입장에서 다르게 볼 수 있는 성장담이 아닐까요. '연예기자들도 저렇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하고요. 어떤 분은 유쾌하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하핫"
배우 정재영(45)은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감독 정기훈)를 보고 한 번도 웃지 않았는데 관전 포인트를 뭐로 잡아야 할까라는 까칠한 질문에도 이같이 호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내가 도라희 입장이었을 때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 기성 세대가 되다 보니 하재관 같은 사람이 이해가 되더라"며 "재관의 진심은 나쁘지 않다. 사회를 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엉킨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재관은 항상 최선을 선택한 것"이라며 "재관은 내 모습도 많이 투영돼 있고, 내 주변의 모습도 투영돼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5일 개봉 예정인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취직만 하면 인생 풀릴 줄 알았던 수습 도라희(박보영)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상사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게 되는 극한 분투를 그린 공감코미디다. 수습을 잡아 먹지 못해 안달 난 연예부 부장이다. 하는 일마다 꼬투리 잡고, 따발총처럼 욕을 지껄인다. 오죽하면 라희한테 부장이 전화를 걸면 개 짖는 소리가 나올까. 직장인들이 사회 초년생 생활을 한 번쯤 떠올릴 만하다.
"직장 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주변에서 들은 얘기와 내가 느끼는 걸 종합하면 공감이 가요. 우리와 환경이 다른 외국 영화가 공감되는 이유와 맞닿은 지점이 있는 거죠. 예전 우리 때는 열정 있고 조금만 잘하면 잘됐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게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열리니까 돌파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걸 믿어요. 그건 제 얘기도 포함되는 것이고요."
정재영도 연극 무대에서 힘든 시절과 무명 시절도 건뎠다. 이제는 다양한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재영의 연기는 거부감을 주지 않고, '믿고 보는 배우군'에 속한다. 물론 '믿고 본다'는 말이 전부 흥행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믿고 보는 배우라고요? 제발 좀 믿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관객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가 모르겠네요(웃음). 믿고 보는 사람이 몇 명인지가 중요해요. 몇 천명 되나? 흥행이 안 된 게 많으니…. 그래도 이제 흥행에 대한 압박은 덜해요. 맷집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많이 봐주면 당연히 좋죠."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박보영과 호흡이 무척 좋다. 이 영화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면 정재영-박보영 조화 덕이다. 로맨스도 아닌데 찰떡 호흡이라고 할 정도다. 앞서 영화 '플랜맨'에서 한지민과 로맨스 기운을 풍긴 바 있으니, 다음 번 정재영의 연기는 박보영과 멜로 어떨까?
"저야 땡큐죠. 그런데 보영이가 경기를 일으켜요. 하하. 제가 총각이라고 해도 불륜이라고 느껴질 것 같아 걱정이네요. '플랜맨'에서도 전 어리게 보이려고 노력했고, 지민씨는 늙어 보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우리 둘은 사랑이 아니고 동정이었고요.(웃음)"
"원래 라희가 '수습도 사직서를 써야 하나요?'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김우빈이 사무실에 인사를 왔다가 2층에서 내려오는 걸 보고 놀라는 장면이었죠. 우빈씨가 스케줄 문제로 섭외가 안 되서 감독님이 내용을 바꿨어요. 왜 내 친한 배우를 섭외하지 않았느냐고요? 내 주변 배우들은 보영이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없어요. 칙칙해. 하하하핫. 콜록콜록"
어찌나 크게 웃었는지 정재영은 사래가 들린 듯 연신 기침을 했다. 호탕하게 웃는 목소리와 따발총 같은 속사포 답변들이 내내 인터뷰 장소의 공기를 지배했다. 영화 속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다. 하재관 부장에 너무 몰입한 듯하다. 그래도 관객은 하재관에 몰입한 정재영 덕에 조금이라도 더 웃으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지 않을까.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