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약체 평가’ 불펜, 최상의 조합으로 탈바꿈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시작은 불안했으나 기우였다. 최상의 조합으로 탄생한 불펜진이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불펜진은 2015 WBSC 프리미어12에서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는 확실한 버팀목이었다. 평균자책점은 0.77(35이닝 3자책)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펜진의 출발은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표팀이 소집되기 전부터 악재가 터졌다. ‘돌부처 오승환의 불참이 확정된 가운데 안지만과 임창용(이상 삼성 라이온즈)이 도박 파문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심창민(삼성)과 임창민(NC 다이노스)이 긴급 대체 합류했지만 기존 선수들보다 국제 경험과 위력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국제 경험이 풍부한 정대현(롯데 자이언츠)을 필두로 차우찬(삼성), 이현승(두산 베어스), 정우람(SK 와이번스) 등 정규시즌에서 활약한 투수들은 똘똘 뭉쳤다.
그러면서 불펜진은 지난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3자책점을 내준 뒤 이후 단 한 점의 자책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철옹성의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차우찬은 정규시즌 탈삼진왕다운 모습으로 상대 타선을 윽박질렀고 정대현과 이현승은 대표팀의 새로운 더블스토퍼로 자리 잡았다. 차우찬은 이번 대회 10⅓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14개를 잡으면서 '닥터 K'의 명성을 이었다. 정대ㅕㄴ과 이현승 역시 평균자책점 0으로 대표팀의 뒷문을 단단하게 잠궜다.
이 밖에도 정우람과 조상우(넥센 히어로즈), 조무근(kt 위즈), 임창민 등이 골고루 잘 던져주면서 한결 같이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덕분에 한국은 리드를 잡은 뒤 불펜진이 역전을 허용하는 경기가 없었고 선취점을 내준 뒤에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멕시코전과의 조별 예선과 일본과의 4강전이 그랬다. 지난 14일 멕시코전에서는 투수 이태양이 3이닝 2실점으로 일찌감치 물러났다.

차우찬이 21일 미국과의 2015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
(日 도쿄)=김영구 기자

이후 한국은 임창민(1⅓이닝)과 차우찬(3이닝), 정대현(1⅓이닝), 이현승(⅓이닝)이 차례로 나서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국은 4-3의 한 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특히 차우찬은 삼진만 8개를 잡아내는 위력투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분수령이 된 일본과의 준결승에서는 선발 투수 이대은(지바 롯데 마린스)이 3⅓이닝 만에 3실점(1자책)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차우찬(2⅔이닝)과 정우람(1⅔이닝) 등이 중간에서 실점 없이 경기를 이끌었다.
결국 한국은 9회초 4득점에 성공하며 역전에 성공했고 9회말 정대현(⅔이닝)과 이현승(⅓이닝)이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결승 진출까지 이어졌다.
4강전까지 확실한 임무를 펼친 불펜진에게 결승전은 승리에 쐐기를 박는 장면이었다. 임창민, 차우찬, 정대현이 차례로 나서 미국의 추격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우승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는 조상우에게 주어졌다. 조상우는 8-0으로 앞선 9회에 마운드에 올라 깔끔한 세 타자를 막아내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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