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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국대 속 두산 우승 품격, 초대 트로피도 품었다
입력 2015-11-21 22:41 
김현수는 대표팀에서도 중심이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국가대표 속에서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활약상은 빛났다. 단순히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을 넘어섰다. 경기력, 투지, 책임감 등이 모두 ‘우승팀의 구성원다웠다. 두산 선수들이 투타 맹활약으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을 견인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결승전서 미국을 8-0으로 꺾고 대회 초대 우승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 이하 선수단 전원이 똘똘 뭉쳐 일궈낸 우승. 그중에서도 두산 선수들의 존재감은 컸다.
이는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총 28명의 엔트리 선수 가운데 8명이 두산 선수였다. 두산 선수들로만 선발 라인업을 거의 꾸릴 수 있을 정도였다. 외야수 김현수, 민병헌, 내야수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 포수 양의지, 투수 장원준, 이현승이 해당 선수들.
실제로 이들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두산의 중심타자 김현수는 대표팀에서도 주전 3번 타자로 붙박이 역할을 했다. 대회 가장 중요한 순간 적시타를 때렸고, 대표팀 타선이 침묵해있을 때는 어김없이 안타를 신고했다. 거기에 귀중한 볼넷도 수차례 골라내면서 ‘타격기계를 넘어 완전체 타자로 대표팀 중심을 든든히 잡았다.
불의의 발등 부상을 당한 민병헌의 투혼도 빛났다. 대표팀 타자들 중에 가장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한 타자가 바로 민병헌이었다.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강력한 송구 능력을 뽐내며 외야 한 자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발등이 퉁퉁 부어서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할 정도였지만 출전을 강행했다. 김 감독은 많지 않은 외야수 자원 속에 이용규, 손아섭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민병헌이 있었기에 경기를 잘 꾸려갈 수 있었다.
휴식 차원에서 예선라운드 5차전 1경기 미국전에만 선발로 나서지 않았을 뿐 모든 경기서 주전 유격수로 내야를 든든히 지킨 김재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강정호(피츠버그)가 부상으로 빠진 유격수 포지션의 새로운 주인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리그에서도 최정상급으로 꼽히는 수비력에 날카로운 타격감을 뽐내며 공수겸장 완전체 유격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대표팀에서 백업을 맡은 오재원과 허경민도 소금같은 활약을 했다. 특히 오재원은 대회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었던 준결승 일본과의 경기 9회 대표팀의 침묵을 깨는 선두타자 안타를 때렸다. 이는 결국 기적같은 4득점 뒤집기의 시발점이 됐다. 안타를 치고 나간 이후 일본 벤치를 향해 보낸 오재원의 격렬한 몸짓이 대표팀의 투지를 깨웠다. 이처럼 오재원은 대주자, 대타, 대수비 등으로 두루 기용돼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허경민도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 3루수로 나서 이후 타구가 베이스에 맞고 튀는 불운으로 아쉬운 실점을 한 이후 제한적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국민열사 오재원.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두산의 우승을 이끈 결정적인 배터리 장원준과 양의지의 존재감도 엄청났다. 장원준은 예선라운드와 8강전서 다소 부진했던 김광현을 대신해 사실상 대표팀 마운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2경기 11⅔이닝 8피안타 3사사구 평균자책점 2.31의 빼어난 투구. 그간 국가대표로 존재감이 없었던 장원준의 화려한 날갯짓이었다.
대회 초반 강민호에게 주전 포수 자리를 내주고 줄곧 벤치 멤버로 뛰었던 양의지는 대회 토너먼트로 들어선 후반부 존재감을 뽐냈다. 조별라운드 미국과의 5차전부터 4경기 연속 벤치를 쓰면서 공수에서 안정감 있는 활약을 했다. 특히 쿠바전서는 멀티홈런을 때려내며 토너먼트 첫 경기 중심타자로도 폭발했다. 이후 특히 여러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주전포수 강민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 있게 결승전까지 활약했다.
그리고 올 시즌 후반기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은 이현승은 국가대표팀에서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결승전 전까지 무려 5경기에 출전해 2⅔이닝동안 1피안타 2탈삼진을 기록하며 2세이브를 올렸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우승 속에서 특히 빛났던 두산 선수들의 활약. 우승팀의 품격은 어디 가지 않았다.
두산 마무리 이현승은 대표팀에서도 수호신으로 활약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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