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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두산, FA시장 이끄는 쌍두마차 될까
입력 2015-11-21 11:21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두고 맞붙은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는 올 겨울 FA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가 될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달리는 말은 채찍질을 멈추기 쉽지 않다. 이미 정상을 맛본 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15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는 올 겨울 FA시장을 이끄는 두 마리의 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KBO는 21일 2016년 FA 자격선수로 공시된 24명 중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한 선수 22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이미 은퇴를 선언한 박진만(SK)과 함께 장성호(kt)가 제외됐다. 지난해 19명을 넘어선 역대 최다 FA 신청이다.
단순히 양만이 아니다. 질도 알차다. 대어급 선수가 즐비하다. 최근 몇 년간을 따져보더라도 이만큼 투·타에서 안정감 있는 선수들이 대거 쏟아진 경우가 없었다. 특히 야수들은 각 팀의 전력을 든든하게 잡아줄 베테랑들이 다수다. 한 팀에서 복수의 FA 선수가 다수 나온것도 특징이다.
오재원, 고영민, 김현수(이상 두산), 박석민, 이승엽(이상 삼성), 조인성, 김태균(이상 한화), 이범호(KIA), 정상호, 박재상, 박정권(이상 SK), 유한준, 이택근(이상 넥센) 김상현(kt) 까지 총 14명이 그 대상이다.
투수쪽은 불펜 자원들이 대거 쏟아진 가운데 베테랑급 선발 자원들도 있다. 마정길, 손승락(이상 넥센) 윤길현, 정우람, 채병용(이상 SK), 송승준, 심수창(이상 롯데), 이동현(LG) 까지 총 8명이다.
팀별로 따져보면 SK가 가장 많은 6명의 FA가 시장에 풀렸고 넥센도 4명, 두산이 3명 등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겨울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팀은 삼성과 두산이다.
삼성은 초유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이어 올해 도전했던 5년의 역사가 실패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도박 파문으로 인한 전력 약화를 극복하지 못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 이 사건에 연루된 3명이 전력에 포함될 수 있을지 여부다. 만약 이들이 제외된다면 마운드 새 판짜기가 불가피하다.
안현호 삼성 단장은 앞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외부 FA는 없다. 내부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 삼성의 겨울 조용한 행보를 예고하는 발언일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주축 3명의 투수의 거취 문제는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 KBO의 징계, 여론 동향에 따라 가변적이다.

그렇다면 거기에 따라 삼성의 입장이나 태도 역시 바뀔 수밖에 없다. 더해 그룹 모기업의 의사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일 가능성도 있다. 당장 FA시장에 뛰어들겠다는 발언을 할만큼 내부 의사가 모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삼성이 FA시장의 큰 손이 될 것”이라는 야구계의 시각이 팽배한 것은 그럴만한 당위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당장 박석민과 이승엽의 잔류는 거의 확정적이다. 삼성이 현 상황에서 만약 이 선수들을 놓치게 될 경우의 파장은 이루 짐작하기 힘들 정도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잘 지켜온 삼성인 만큼 이들을 놓칠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 충분한 대우를 해줘야 하는 상황인 것도 분명하다.
더해 불펜 자원에서 당장 셋업맨과 마무리투수를 맡겨도 충분한 대어급 자원들이 충분히 시장에 나온것도 삼성의 현 사정과 맞물렸다. 도박사건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삼성의 위상이 상당히 떨어진데다 내부육성에도 한계가 있다. 안 단장의 부정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 사자가 잠에서 깨어나 FA 사냥에 동참하리라는 의견이 여전히 팽배하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다. 두산은 올 겨울 FA 최대어인 김현수의 거취에 더해 디펜딩챔피언이라는 위치까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국내에 잔류한다면 FA시장 최대어가 될 것이 유력시되는 김현수는 내년 시즌 어느나라에서 어떤 유니폼을 입을까. 사진=MK스포츠 DB
일단 김현수는 두산이 반드시 잡아야 할 자원이다. 김현수가 갖고 있는 기량 측면, 사실상 두산 선수단의 리더가 된 위치, 중심타자로의 상징성 등 잔류에 총력을 기울여야 될 이유는 수도 없다. 단 문제는 김현수의 의사가 어디에 쏠려 있느냐는 문제다. 김현수는 21일 결승전을 치르는 2015 WBSC 프리미어 12 대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한 의사를 밝히겠다고 공언했다.
김현수가 도전 의사를 내비친다면 두산 입장에서는 일단 큰 손실이다. 당장 그의 전력을 메울 외야수 혹은 중심 타자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런데 일단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타자들은 시장에 나와 있다. 그들이 김현수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두산은 멈출 수 없는 상황. 국내에 잔류한다면 역대 FA 최고액 경신이 유력한 김현수를 잡을 ‘총탄이 장전된 채로 발사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두산은 지난 겨울 FA 시장서 장원준에게 4년 84억원을 안겨주고 데려오면서 ‘우승청부사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고기를 이미 먹어 본 두산이다. 김현수가 국내 FA시장 잔류를 택하거나 메이저리그 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됐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두산은 김현수 잡기에 가장 적극적일 구단이다.
추가로 ‘캡틴 오재원의 잔류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 자명하다. 당장 핵심 포지션인 센터라인의 2루수를 맡고 있는 오재원의 위치와 타선, 선수단에서의 역할까지 두산의 입장에서는 잔류에 총력을 기울일 자원이다.
추가로 결국 마운드의 힘으로 반등을 이뤘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탄탄한 선발진에 비해서 불펜에 약점이 있었던 두산이다. 대어급 불펜투수 보강으로 화룡정점에 대한 욕심을 내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두산은 김현수의 거취와 맞물린 야수들의 추가 연쇄 이동, 구단의 투자 의지까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상황.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 본 두산이 구단 내부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어느정도의 의지와, 어떤 청사진을 갖고 있을지 여부. 이래저래 뜨거운 겨울 혹은 추운 겨울의 가능성이 공존하게 됐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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