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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투수’ 한송이, 어색하지만 값진 조연
입력 2015-11-21 11:03 
GS칼텍스 한송이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GS칼텍스는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힘겨운 상황에서 ‘베테랑 한송이(31)가 구원 투수로서 팀을 위기에서 구출시켰다. 더 이상 주전이 아닌 후배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다. 가끔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송이는 값진 조연을 자처하고 있다.
한송이는 지난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흥국생명전에서 8득점 2블로킹 1서브에이스로 세트 스코어 3-2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승리로 GS칼텍스는 시즌 4승 6패(승점 13)로 흥국생명(승점 12)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최근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젊은 팀 컬러를 강조하고 있다. 강소휘와 이소영, 정다운 등 젊은 공격진과 캣벨을 내세워 활기차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이런 흐름에서 한송이의 역할은 야구로 치면 구원 투수와도 같다.
이 감독은 한송이는 구원 투수라고 보면 된다. 상대 팀에서 분위기가 좋은 공격수가 있다면 한송이가 들어가서 블로킹으로 방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들이 흔들린다면 그 자리를 바로 메워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흥국생명과의 대결에서 한송이의 진가가 드러났다. 경기 초반 강소휘가 흔들리자 이 감독은 한송이를 곧바로 투입해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한송이는 상대 주포인 테일러 심슨을 캣벨과 함께 끊임없이 블로킹으로 괴롭혔다.
테일러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지친 모습과 함께 범실이 연이어 나왔다. 한송이는 동시에 알토란같은 득점도 성공시키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양 팀 감독 모두 블로킹 싸움을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그만큼 한송이의 소금 같은 활약이 빛났다.
한송이는 터줏대감처럼 지켰던 레프트와 함께 센터와 라이트까지 소화 중이다. 사실 백업으로 모든 포지션의 뒤를 받치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다. 한송이는 멀티 포지션 소화에 대해 사실 많이 어렵다. 한 포지션만 훈련해도 잘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모든 포지션을 연습해야 해서 어렵다. 리시브를 받는 것도 그렇고 여기저기 옮기다보니 감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베테랑으로서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한송이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게 나중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상대 외국인 선수가 앞에 있으니 공격도 쉽지는 않다. 그래도 감독님이 주문하신 역할을 해내야 한다. 나 혼자 돋보이는 것보다 희생해서라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나설수록 한송이와 같은 베테랑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한송이 역시 주연은 아니지만 팀을 더 단단하게 해줄 조연의 역할을 기꺼이 맡고자 한다. 한송이는 이제 나이도 있고 언제까지 주연일수는 없다. 조연으로라도 어느 자리에서든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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