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기획재정부 "의원님, 예산 순위 매겨 보내세요"
입력 2015-11-20 19:40  | 수정 2015-11-20 20:25
【 앵커멘트 】
한 해 예산을 짜는 기획재정부와 이를 심의해야 할 국회 예결위원들이 예산 편성을 놓고 서로 짠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기획재정부가 직접 나서서 의원들에게 예산에 반영할 사업을 순번까지 정해 보내달라고 이메일까지 보냈습니다.
이해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기획재정부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의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입니다.

내년도 예산 증액에 반영할 사업을 1인당 5개씩 적어 보내달라고 적혀 있습니다.

심지어 의원들에게 예산을 반영해야 할 사업들에 '순위'까지 매겨달라고 당부까지 했습니다.

'의원님의 관심사업'을 적어달라는 문구도 포함돼 있습니다.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제대로 예산 편성을 해야 할 정부가 사실상 국회의원들의 입맛대로 예산을 짜겠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기획재정부 관계자
- "하나하나 된다, 안 된다를 검토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저기서 (예산이) 필요한 이유만 들고 나오면 저희는 꼼짝없이 당하는 거 아니에요."

이메일을 받은 의원들은 자신들이 순위를 매긴 지역구 사업들이 채택되리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국회의원 보좌관
- "사업 넣고 싶은 거 챙겨야 되는 거 넣으라는 거예요. (상임위원회에서 탈락한 것도?) 그렇죠. 사실상 쪽지 예산이라고 봐야죠."

의원실 역시 기재부 요청을 사실상 '쪽지 예산'으로 인정한 겁니다.

▶ 스탠딩 : 이해완 / 기자
- "국민 혈세를 알뜰살뜰 사용해야 할 기재부와 이를 헛되이 쓰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할 국회가 예산을 놓고 서로 짜고 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MBN뉴스 이해완입니다."

영상편집: 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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