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우조선 실적부진에 뒷통수 맞은 마곡오피스텔 시장
입력 2015-11-19 15:31 

마곡 오피스텔 시장에선 LG사이언스파크 다음으로 인기가 많던 곳이 대우조선해양 연구개발(R&D) 센터 부지 근처죠. 만일 대우조선해양 R&D센터 부지가 ‘공중에 붕 뜬다면 투자자들은 수익률 하락을 피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마곡지구 A부동산 관계자)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5호선 마곡역에 내리자마자 대형 트럭들이 도로를 바삐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트를 치고 차단벽 너머엔 대형크레인을 비롯한 공사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공사가 한창이었다. 거리 곳곳엔 ‘연 10% 이상 임대수익,‘마곡역 최고 알짜 LG사이언스파크 앞 등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동안 분위기 좋던 서울 마곡지구 일대 부동산 시장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의 마곡 R&D 센터 부지 매각으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2020년 대우조선해양 입주를 예상하고 오피스텔, 상가 등을 매입한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 피해도 우려된다.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마곡지구 내 R&D센터 건립계획을 철회했다. 대우조선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마곡3지구 연구부지 6만1232㎡를 매입해 R&D센터를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만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자산매각 계획을 발표했고, 남대문로 본사 사옥과 함께 마곡부지도 대상이 됐다.
하지만 마곡부지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다. 대우조선 자체적으로 매각 대상자를 찾지만 아직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매각 승인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마곡 부지는 LG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넓어 웬만한 대기업이 아니면 이 땅을 사기조차 쉽지 않다. 대기업이 들어올 경우 전체 면적의 40% 이상을 연구시설로 채워야 한다는 조건도 걸림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마곡지구 매각에 대한 공식 통보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마곡 오피스텔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7년 착공, 2020년 완공이란 당초 대우조선 R&D센터 일정을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마곡 R&D센터가 완공되면 5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할 예정이었고,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1만3000여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당장 이 배후 수요가 사라지면 2017년 기업입주에 맞춰 분양한 오피스텔 초기 공실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마곡지구에 오피스텔 분양이 시작된 2013년 6월 이후 이날까지 공급물량은 1만2530실에 달한다.
물론 ‘대우조선해양 우려가 마곡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LG그룹과 롯데, 넥센타이어 등만으로 오피스텔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 A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대우조선해양 센터 착공기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와 닿진 않는 것 같다”며 일시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순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대우조선만 보고 들어오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근처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마곡지구 전체보다는 대우조선 R&D센터 부지 근처의 마곡나루역 상권 정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오히려 이번 일로 투자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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