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박 모씨는 두달 전 오픈마켓에서 ‘수술 없이 아무도 모르게 코를 높여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보고 코뽕을 구입했다. 박씨가 코뽕을 착용하자마자 콧물이 많이 흘렀고, 3∼4일 후부터는 출혈까지 생겼다. 1주일 가량 착용하자 코 끝 안쪽 살이 늘어지면서 염증까지 생겼지만, 낮은 코가 컴플렉스였던 박씨는 저렴하게 셀프성형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계속 사용했다. 하지만 염증과 출혈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셀프 성형기구들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고정 와이어로 눈두덩을 눌러 쌍꺼풀을 만드는 안경, 코를 높여준다는 코뽕, 하루 3분 착용으로 아름다운 입꼬리를 만들 수 있다는 얼굴근육 운동기, 광대를 눌러 V라인의 작은 얼굴을 만든다는 얼굴골격 축소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셀프 성형기구들이 최근 오픈마켓과 소셜 커머스 등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제품들이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셀프 성형기구는 가격이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일반 성인 뿐만 아니라 초·중·고 학생까지 소비층이 넓다. 하지만 뼈나 연골 등이 완전히 자라지 않은 성장기 청소년이 장시간 사용할 경우 구조·재질·사용방법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런 셀프 성형기구는 대부분 피부에 직접 부착 혹은 접촉하거나 신체 내부에 삽입하는 제품임에도 소관 부처가 불명확해 별도의 안전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온·오프라인에서 유통 중인 셀프 성형기구 35개 제품의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제조연월·제조자(수입자)명·주소 및 전화번호·제조국명·사용상의 주의사항이 모두 표시된 제품은 1개에 불과해 안전사고 발생 시 피해구제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35개 중 20개 제품(57.1%)은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하고 있었다. 효능·효과를 과장한 제품이 15개로 가장 많았고,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광고한 제품이 6개, 추가적인 실증이 필요한 특허·인증 내용을 광고한 제품이 2개, 안전성이 입증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제품이 1개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성형외과 의사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셀프 성형기구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셀프 성형기구로 인한 소비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부당 표시·광고 제품의 근절을 위해서는 ▲소관 부처의 명확화 ▲관련 안전기준 신설 ▲시장감시 강화 등 일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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