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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 끊은 심성영, ‘스탁턴 보라’던 박재헌의 한 수
입력 2015-11-18 20:51 
KB스타즈 가드 심성영의 과감한 돌파. 사진=WKBL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용인) 서민교 기자] 존 스탁턴의 비디오를 봐라!”
올 시즌 서동철 청주 KB스타즈 감독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박재헌 코치가 백업 가드 심성영을 불러놓고 미국프로농구(NBA)의 레전드 존 스탁턴의 현역 시절 플레이 영상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평소 NBA 스타 스티브 내쉬를 좋아했던 심성영은 세대가 달라 스탁턴이 누군지도 몰랐다. 고려대 입학 전까지 미국에서 농구를 했던 박 코치는 어린 시절부터 NBA를 즐겨 봤다. 스탁턴은 유타 재즈 시절 칼 말론과 함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픽&롤을 완성시킨 콤비로 꼽힌다.
박 코치는 왜 심성영에게 스탁턴을 추천했을까. 언감생심 스탁턴의 플레이를 따라하긴 힘들다. 박 코치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박 코치는 스탁턴의 플레이를 보고 따라할 수는 없다. 심성영에게 그걸 바란 건 아니다”라고 선부터 그었다.
박 코치가 심성영에게 바란 것은 스탁턴의 리듬이었다. 박 코치는 큰 틀에서 스탁턴의 플레이를 봤으면 했다. 어떻게 첫 스텝을 밟는지, 어느 타이밍에 슛이 올라가고 패스를 하는지, 패스를 할 때 시선은 어디를 두는지 유심히 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 코치는 18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 심성영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홍아란과 함께 투가드로 투입한 것. 심성영이 올 시즌 선발로 경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박 코치는 이날 경기에 앞서 심성영을 다시 불러 네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한 목적 의식을 갖고 들어가라. 코트를 휘젓는 것이 오늘 너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심성영은 올 시즌 4경기에서 백업 가드로 출전해 23분21초를 뛰었다. 이날은 경기 내내 코트를 뛰어다니며 무려 24분56초를 소화했다. 이날 기록은 6득점 4어시스트. 초라해 보이는 성적표이지만, 심성영은 올 시즌 4경기 평균 3.5득점에 불과했고, 어시스트는 단 1개도 없었다. 심성영에게는 상당히 값진 기록이었다.
삼성생명은 최근 3연승을 거둔 팀. 삼성생명이 달라진 것은 단단해진 수비였다. 하지만 이날 삼성생명의 수비를 흔든 것은 KB였고, 그 중심에는 심성영이 있었다.
심성영이 박 코치의 주문을 충실히 따른 결과였다. 경기 초반부터 코트를 휘저었다. 1쿼터 무득점이었지만, 어시스트 2개를 올렸다. 모두 과감한 돌파에 의한 완벽한 패스였다. 2쿼터에는 득점에 가세했다. 상대 수비를 제치고 골밑을 파고들어 6득점을 집중시켰다. KB는 전반을 36-21, 15점차로 크게 앞섰다. 심성영 카드가 적중했다.
KB는 마지막 4쿼터 막판 삼성생명의 추격을 허용해 48-46, 2점차까지 쫓겼다. 동점 위기. 승부를 가를 수 있는 KB의 중요한 공격 찬스는 심성영이 살렸다. 종료 1분26초 전 심성영이 데리카 햄비와 절묘한 픽&롤을 선보였다. 상대 파울을 얻어낸 햄비는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50-46으로 달아났다. 결정적인 4번째 어시스트였다.
KB는 결국 삼성생명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55-53으로 이겼다. KB는 3연패 탈출과 함께 시즌 2승(4패)째를 거두며 삼성생명의 4연승을 저지했다.
박 코치는 이날 경기 전 우리 팀에 외국인 선수가 있으니 말론 역할은 햄비가 하면 된다”고 했다. 이날 심성영과 호흡을 맞춘 햄비는 2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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