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속 한진해운의 놀라운 연속흑자 비결 `비효율 사업 과감한 포기`
입력 2015-11-18 16:45 

글로벌 해운사간 경쟁 심화와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국내 해운사들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6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3분기까지 누계 매출액 46억 6700만 달러, 영업이익 2억 700만 달러를 기록해 영업이익율 4.4%를 달성했다.
이는 세계 글로벌 선사와 견줘도 뒤지지 않은 성적이다. 같은 기간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Maersk)와 독일 최대 선사 하팍로이드(Hapaq Lloyd)만이 한진해운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영업이익률을 각각 8.5%(영업익 15억 6900만 달러/매출 185억 3500만달러), 5.1%(영업익 3억 7000만 달러/매출 72억 1400만 달러)였다. 한진해운이 거둔 실적은 싱가폴 APL(-0.8%), 일본 MOL(-2.1%) 등 세계 유수 해운사들이 마이너스 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다. 또 국내 경쟁사인 현대상선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9억 1700만 달러, 영업손익 7000만 달러로 영업이익률 -2.4%에 그쳤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영업익 821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부터 지속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4년만에 흑자로 전환 지난해 2분기 이후 계속해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진해운이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6연속 영업이익 행진을 계속해온 원동력은 무엇보다 돈이 안되는 사업을 과감히 철수했다는데 있었다. 2013년 12월 부임한 석태수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한진해운은 지난해 4월 12년 동안 유지해 온 대서양(NTA) 노선을 과감히 철수했다. NTA노선은 2000년대 중반부터 대표적인 저수익 노선으로 꼽혀왔지만 협력 해운사들과 화주(고객사)와의 관계, 투입된 배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하는 경영상 문제 등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엮여있던 상황이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NTA 노선은 수년동안 철수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으나 이해관계가 엮여있어 미적미적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는 최고경영진의 판단으로 철수하기로 하고 한 달여만에 처리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화주와 공동운항 해운사들에게 ‘부득이하게 노선을 철수하게 됐다고 공지할 때 우려했던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다”며 지금도 NTA노선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데 결과적으로 경영층 전망이 들어맞았다”고 덧붙였다.
NTA 노선 철수에 성공하자 용기를 얻은 한진해운은 수익이 저조한 노선 9개를 추가로 접고, 아시아역내 노선의 선박 규모도 축소해 효율을 높였다.
골칫덩어리 노선을 철수하니 새로운 길도 보였다. 10개 노선에 투입됐던 선박들이 여유가 생기자 전망이 밝은 노선에 관해선 과감히 투입하며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 것. 태평양 항로 성장세에 따라 미국 동·서부 노선을 추가 신설했고, 물동량 증가 예상지역인 중동 노선엔 투입 선박 규모를 5500TEU급에서 6500TEU급으로 확대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대형선이 노선에 투입돼 수입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유럽 노선을 접었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황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주·아시아 노선 비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동 노선의 경우 공동 노선에서 단돈 노선으로 변경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배들도 매각할 수 있었다. 매년 수백억원 비용이 낭비되는 비경제적인 사선 10척을 매각해 약 1000억원정도를 확보했고, 용선 만료 선박 10여척을 전량 선주측에 반환해 선대 효율화를 실현했다.
대신 올해 초 인도받은 연료절감형 1만TEU 선박 2척과 9000TEU급 선박 1척을 동서항로와 남북항로에 투입해 원가경쟁력을 높였다. 내년에 인도받을 9000TEU급 2척도 가장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노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9월말 기준 한진해운 직원수는 1491명이다. 이는 지난해 말(1661명)에 비해 170명(-10.2%) 줄어든 수치다. 한진해운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흑자로 이어지도 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올해 4분기에도 미국 경기 성장세 지속 및 유럽 양적 완화 확대 기대감으로 물동량 회복이 전망된다”며 선사들의 시장 안정화 노력이 더해져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진해운은 철저한 원가 관리와 영업력 강화,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체질 강화와 재무 안정성 확립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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