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항공기 연료 소모 25% 줄이는 GE ‘스마트엔진’의 비밀
입력 2015-11-18 16:27 

‘스포츠카의 속도와 경차 연비를 모두 갖춘 엔진.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루기 어려운 꿈이 하늘에서 먼저 이뤄졌다. 미국 공군연구소와 글로벌 엔진업체 GE가 최근 7년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3기류 적응형 사이클엔진(ACE)을 개발하면서 맞은 변화다.
ACE 엔진은 전투기와 일반 항공기 장점을 섞은 전투기용 ‘스마트 엔진이다.
쉽게 말해 연료를 많이 잡아먹는 이륙시에는 엔진 연소기로 집중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추력을 높이고, 순찰할 때에는 연소기로 들어가는 공기를 줄여 연비를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보통 전투기 엔진은 이렇게 공기량을 조절할 수 없는 고정식 엔진으로 속도와 연비 중 하나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GE 차세대 기술로 기름 잡아먹는 것으로 악명 높은 전투기 활동에도 일대 변화가 일 전망이다. ACE 엔진 연료 소모율은 종전 고정 엔진에 비해 25%가 더 낮다. 반면 추력은 최대 10% 더 강해졌다. 연비가 좋아지면서 전투기 작전 반경은 35%나 확대됐다. ACE 엔진 기술은 개발 이후 현재 시험 단계에 들어갔다.

‘꿈의 기술 비결은 기체 상황에 따라 엔진 공기량을 조절하는 가변 기술에 있다. 항공기 속도와 효율을 결정하는 것은 엔진 팬 내부 압력과 ‘바이패스 비율이다. 바이패스 비율은 엔진이 빨아들이는 공기 중 엔진 연소기를 통과하는 공기량과 엔진을 그대로 통과하는 공기량 비율을 뜻한다.
바이패스 비율이 낮으면 즉, 연소기에 주입되는 공기가 그냥 통과하는 공기보다 더 많아지면 한번에 연료를 많이 태우게 돼 그만큼 속도(추력)가 더 빨라진다. 이 때문에 대부분 고성능 전투기에는 저(低) 바이패스 엔진이 들어간다. 연소가 많이 되는 만큼 연료도 많이 소모돼 효율성은 떨어진다. 반면 상용기에 들어가는 고(高) 바이패스 엔진은 연비가 상대적으로 좋은 대신 속도는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GE 관계자는 ACE 엔진은 중심부에 들어가는 기류와 엔진을 통과하는 기류와 별도로 제3 기류도 활용하도록 고안됐다”며 이 기류가 비행 중 엔진 내부 온도를 65도 이상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과부하 위험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GE는 ACE 엔진 외에도 F-414 등 다양한 군용 엔진에 신소재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F-414는 미 주력 전투기인 F/A-18(슈퍼 호넷)에 탑재된 엔진으로, GE가 한국형 전투기개발 프로그램(KF-X)에 제안한 최첨단 엔진이다.
첨단 슈퍼소재(세라믹복합소재)도 혁신 기술에 한몫했다. 세라믹복합소재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탄화규소 섬유를 한올한올 세라믹으로 코팅한 뒤 이를 격자모양으로 배열해 탄생한 신소재다.
종전 초내열 합금보다 20%나 더 높은 고온 상태를 견딜 수 있고, 무게는 합금의 3분의 1 밖에 나가지 않는다. ACE 엔진 날개 부품도 세라믹복합소재로 제작됐다.
상용기 부분에서는 이미 신소재 상용화가 눈앞에 있다. 세계 최초 세라믹복합소재 부품을 장착한 LEAP 엔진은 내년 보잉 737 맥스에, 2017년에 에어버스 A320네오 기종 항공기에 탑재된다. GE 관계자는 LEAP 엔진은 이미 9550대(1340억 달러 규모) 수주가 이뤄진 상태”라며 GE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제트엔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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