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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음악으로 영화읽기] ‘검은 사제들’, 소재만큼 독특한 느낌의 OST
입력 2015-11-18 13:11  | 수정 2015-11-18 21:02
사진=이엘뮤직스튜디오 제공
영화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음악은 매우 중요한 장치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적재적소에 삽입된 음악은 영상과 조화를 이뤄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내기 마련이죠. 실제 음악이 어떠한 의도로 만들어진 곡이며, 영화 속에 녹아들면서 어떤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지 전문가(음악감독, 평론가, 작곡가)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검은 사제들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다소 낯선 미스터리한 소재와 장르에, 한국적인 정서와 현실을 녹여낸 신선한 재미, 그리고 사제로 분한 김윤석, 강동원의 강렬한 연기 시너지와 신예 박소담의 놀라운 열연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검은 사제들은 장르만 독특한 것이 아니다. 음악 또한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는 강렬한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이번 영화의 OST는 ‘명량 ‘최종병기 활 ‘한공주 그리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도리화가의 음악을 작업해온 김태성 음악감독이 맡았다. 그에게 ‘검은 사제들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검은 사제들의 음악을 맡게 된 계기는?

A.장재현 감독이 평소에 내 음악을 좋아했다고 하셨다. 처음에 내게 수줍게 시나리오를 내미셨고, 그 시나리오를 보고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장르라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처음 콘셉트는 한국에서 없는 음악이나 악기를 녹음해보자는 것이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속삭이는 듯 한 음악을 만들려했다.


Q.‘검은 사제들의 음악 작업을 ‘최고의 작업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A.기존의 스릴러에서 사용했던 소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모든 악기 녹음을 컴퓨터가 아닌 튜브(진공관)를 거쳐서 탁하며 덥고 지저분한 소리를 녹음해 작업을 했다. 성당 그리고 사제가 주인공이다 보니 오르간 녹음을 하게 됐다. 국내에 6000개의 파이프로 된 오르간이 있는데, 지금 가격으로 따지면 65억 정도 된다. 절대 빌려주지 않는 그 오르간으로 녹음 작업을 했다. OST를 듣다 보면 ‘칙 소리가 나는데, 그건 잡음이 아니라 공기 소리다. 깨끗한 소리를 추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최근에 작업했던 것들 중에 최고로 재밌게 작업했다고 생각한다.

사진=이엘뮤직스튜디오 제공



Q.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은?

A. 아무래도 강동원과 김윤석이 불렀던 노래다. 그레고리안 성가가 예선 구마 예식서에 보면, 악마가 두려워했다는 설명이 있다. 그래서 그레고리안 성가를 100곡정도 들었다. 그렇게 가장 상황과 잘 어울리는 곡을 선택한 게 ‘victimae paschali laudes다. 곡을 듣다보면 선과 악의 기묘한 싸움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강동원이 그 곡을 불렀다. 연습을 안 했다고 하셨는데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처음 미팅을 할 때 거의 가사를 외워왔다. 본 녹음을 할 때도 ‘한 번 더라고 하면서 녹음실을 떠나지 않고 계속 노력했다. 김윤석의 경우에는 그냥 골방에서 노래를 하는 거여서 캐릭터에 맞춰 했는데, 강동원은 노래에 욕심이 있는 느낌이었다. 둘의 조합이 좋았다. 본 영화에서 강동원이 미성으로 선창하고 김윤석이 베이스를 해주는 게 영화의 콘셉트랑 잘 맞았다.


Q.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떻게 설정했나?

A. 공포 콘셉트로 설정하면 무서운 영화를 못 보는 사람들이 안 될 것 같았다. 사실 더 무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포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음악들을 자제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다. ‘엑소시스트처럼 고개가 돌아가든가 붕 뜨고 죽이는 게 아니고, 침대 앞에서만 벌어지는 상황에서, 정서를 선택할 때 공포로 하기엔 (영화가) 약했다. 사제들과 악마의 긴장감, 그리고 미묘한 밀고 당기기를 나타내려 했다. 후반부 같은 경우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땐 전형적으로 상업적인 액션영화 분위기로 갔다. 공포보단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상업영화의 카테고리에 넣는 게 관건이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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