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점점 멀어지면서 ‘마이웨이’ 하는 문재인-안철수
입력 2015-11-17 16:49 

야당 내 협력 요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표는 17일 대정부 여론전에 집중했다. 문 대표는 농민단체들과 만나 정부의 지난 14일 민중궐기대회 진압 방식을 규탄했고, 이후 인하대학교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적극 호소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경제 행보를 택했다. 안 전 대표는 본인의 경제성장 정책인 공정성장론 토론회를 주최했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꼬일대로 꼬인 관계는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야권 대선 주자 단일화 과정에서 안 전 대표가 양보를 했지만, 안 전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희생했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국회로 입성한 이후에도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최근 ‘전화 해프닝을 통해 정확히 엿볼 수 있다. 안 전 대표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지난 10일 명지대학교 특강 중에 문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강연 중이니 끝나고 연락 드리겠다. 조만간 뵙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아직까지도 답이 없다”고 했다. 전화 한통을 두고도 서로의 말이 엇갈린다. 문 대표 측은 만나자고 연락을 한적이 없다는 반응이다.

야당 인사들은 두 사람의 꼬인 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당 혁신 제안에 화답을 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당내 빗발치고 있는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 지도체제 요구를 고려하면 문 대표가 18일 전남 광주 조선대학교 특강에서 ‘문·안·박 연대와 ‘안철수표 혁신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안·박 연대 요구와 혁신 화답을 한번에 해소할 카드를 문 대표가 던질지 주목된다. 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당 혁신 방향의 일환으로 제시한 수권비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하고, 이 위원회에 문 대표, 안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하자는 제안을 하면 일석이조 아니냐”고 했다. 아울러 문 대표가 ‘사퇴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1인 지도체제에서 공동 체제로 권한을 나누는 것이 사실상 사퇴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비주류의 사퇴 요구에도 부합하는 셈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조기 선거체제 돌입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어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오히려 안 전 대표가 이르면 이번주 ‘특단의 결단을 내릴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안 전 대표는 내 거취가 아니라 당의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문·안·박 체제의 등장은 사실상 당 지도 세력의 세대교체를 뜻하기도 한다. 야당 한 관계자는 박지원, 김한길, 정세균 대표 등 과거 계파 수장들은 자연스럽게 2선으로 물러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야당 관계자는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협력과 경쟁을 병행해 YS-DJ 같은 라이벌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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