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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신현빈 “이제 일상적인 연기 하고 싶어요”
입력 2015-11-17 16:23 
사진=정일구 기자/ 디자인=이주영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언어 장애를 앓지만, 지은(신현빈 분)은 그 누구보다 아등바등 살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따랐다. 성폭행을 당해 경찰서로 향했지만, 경찰 역시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게다가 그의 집에는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살인


[MBN스타 김진선 기자] 포스터 속 애틋한 눈빛이 눈에 아렸다. 안타깝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는 지은이라는 인물의 애절함과 절망, 원망이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현빈은 담담했고, 극 중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나 싶을 정도로 차분했다. 극 중 주인공에게 느껴지는 강단은 신현빈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지만 말이다.

영화 ‘어떤 살인에서 신현빈은 언어장애가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이겨내려는 지은 역을 맡았다. 신현빈은 성폭행을 당하는 불편한 장면에서 결국 총을 들고 세상에 대한 원망을 나타내는 감정까지, 눈물과 눈빛으로 표현해 보는 이들의 감정에 힘을 실었다.

Q. 극 중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었을 뿐 아니라 언어장애를 앓는 쉽지 않은 상황을 연기했다.

A. 어려운 작품이다. 소재 자체에도 고민을 많이 했고 조심스러운 해야 할 게 많았다. 특히 사격을 배우고 언어 장애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맞는 장면도 많았는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만. 재밌을 작품 보는 것과 연기를 한다는 것이 달라서 고민이 많았던 것이다, 대본을 보는데 장면이 생각나고, 궁금했다. ‘어떤 아이일까라고 말이다. 교통사고가 나고 10년 동안 어떻게 지냈고 이 친구에게 왜 하필 이런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는 그런 이야기나 캐릭터가 궁금해졌고, 관심이 생겼다. 결국에는 ‘한 번 해볼까가 된 거고.

Q. ‘어떤 살인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진=정일구 기자
A. 영화 속 얘기가 사실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점이다. 사건을 접하고 분노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니까 잊어버리지 않나. 피해자가 잘못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화나고 분노하는 마음이 들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

영화 속 얘기가 아니라, 뉴스를 보면 더 심각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나. 영화적인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니까, 영화가 가슴 아프고, 마냥 무서운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 있는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실제 그런 일들을 겪은 사라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이 됐다

Q. 지은이라는 캐릭터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A. 학창시절에는 집중력이 좋은 사격 선수에 성격이 털털했을 것이다. 친구들과도 잘 지냈을 것이고, 부모님에게도 장학금 얘기를 하는 것 보면 속도 깊은 것 같다. 불의의 사고를 겪으면서도 더 열심히 살려고 한다.

이런 지은이 성폭행을 당하고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볼 수 있지만, 개인의 복수보다 지은이라는 인물이 세상에 거절당하고, 결국에는 세상을 버리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Q. 지은이라는 인물에 관객들이 이입하기 쉽지 않을 듯 한데

A. 극 중 지은이 감정적으로는 사건을 많이 겪고 일으키고 하지만, 시나리오 영화를 봤을 때 강 형사가 지은을 바라보는 시선이 맞지 않나 싶다. 지은이 살인을 저질렀을 때 설득하려는 지점은 있지만 막지는 못한다.


강 형사가 지은을 보는 시선은 연민, 죄책감 같은 느낌일 것이다. 지은을 보고 슬퍼한다기 보다 강 형사가 보는 것처럼 사건 전체를 바라봤으면 한다. ‘왜 저래야 했을까라는 생각으로 마냥 비난을 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사실 지은에게 다른 선택이 있을까. 그의 선택이 안타깝지만 나은 선택은 없을 것 같다. 사실 그에게는 현실이 더 무서운 거다.

감정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탈 수밖에 없었다. 매일 울고 울었던 것 같다. 감정 위주로 촬영이 돼서 참혹한 느낌이 더했다.
Q. 극 중 언어장애를 겪기 때문에 표현도 어려웠겠다

A. 처음에 자막을 써야 되나 말아야 하나 했다. 말을 못하는 불편한 친구지만, 발성이나 발음 연습을 했다.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언어장애 다큐도 보고 책을 보고 증상을 찾았다. 언어장애를 겪는 사람들도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톤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했다.

Q. 극 중 그림도 잘 그리던데, 전공도 미술이론이더라.

A. 전시를 본다거나 그림을 보는 것을 좋다한다. 어떤 분야건 파고 들어가면 다 비슷한 것 같다. 물론 연기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그림 자체가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맛있는 것을 먹거나, 좋은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들을 때 사람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지 않나.

시나리오를 볼 때 그런 이미지를 상상한다. 그림을 그린 게 도움이 된 것 같은데,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것은 빠른 것 같다. 영화, 음악, 책 등 모두 좋아한다. 연기를 할 때 나에게 영향을 준다. 취미가 일에 도움이 되니 좋다.
사진=정일구 기자

Q. 평소 성격은 어떤가.

A. 낯을 가리는 편인데, 친해지면 장난도 치고 까부는 성격이다(웃음). 빨리 친해지는 편이 아니지만 오래 연락을 한다. 유치원, 초등학교 친구들과 대학교 때 친구들과 자주보고 거의 매일 연락하는 편이다. 친구들은 너무 솔직해서 정말 냉정한 평가를 해주는 편이다. 배우 신현빈보다 사람 신현빈으로 봐주니 그런 것 같다.

‘방가? 방가!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에 이어 ‘어떤 살인까지.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고 싶나.

A. 일상적인 연기를 하고 싶다. 말도 제대로 하고. ‘어떤 살인에서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 혼자 많이 겪었기 때문에 굴곡이 많았다. 일상적인, 연령에 맞는 역할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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