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아일랜드 뒷받침한 ‘악마 수석코치’
입력 2015-11-17 15:53 
로이 킨은 아일랜드 선수들의 우상이다. 사진(스코틀랜드 글라스고)=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로이 킨(44). 선수, 감독, 심판, 협회 가릴 것 없이 마구 비난하고, 때때로 육체적인 고통도 주던 그라운드 위 ‘악마(Demon, 별명)였다.
드라마에선 선과 악 중 악은 무조건 나쁜 쪽으로만 그려지지만, 스포츠에선 때때로 다르다. 아일랜드 국민은 경기장 위에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주장 악마(킨)를 너무도 사랑했었다.
최근에는 국민이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겼다.
유로 2016 본선 진출.
보스니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질 경우 내년 프랑스를 밟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아일랜드는 2차전에서 조너선 월터스의 2골에 힘입어 티켓을 손에 쥐었다.

그 선수단 뒤에는 팔짱을 낀 채 묵묵히 선수들을 바라보는 수석코치 로이 킨이 있었다.
나는 (아일랜드 감독이 되어)아주 많은 결정을 내렸다. 그중 최고의 선택은 킨을 데려온 것이다. 킨은 선수들의 우상(iconic figure)이다. 가끔 엉뚱한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드레싱 룸에선 달랐다.”
마틴 오닐 아일랜드 감독(63)은 본선 진출의 공 중 일부를 킨에게 돌렸다.
선덜랜드, 입스위치에서 감독 경력을 쌓아 올라간 킨을 오닐 감독의 NO.2로 임명하는 결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더구나 킨은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라 감독과 마찰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1990년대 함께 아일랜드 대표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2006년 선덜랜드 회장으로 로이 킨을 감독직에 앉혔던 니얼 퀸(49)은 2년 전 FAI(아일랜드 축구협회)는 킨을 NO.2로 임명했다. 논란을 가져올 만한 결정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지난 2년은 우려를 씻을 만한 시간이었다. 아일랜드는 유로2016 예선에서 월드 챔피언 독일을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했다. FIFA랭킹도 2013년 67위에서 11월 현재 42위까지 치솟았다.
마틴 오닐 감독과 로이 킨 수석코치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사진(아일랜드 더블린)=AFPBBNews=News1

퀸은 킨 코치는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아일랜드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냈다”며 두 감독과 코치는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며, 유로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까지 거뒀다. 그러니 (당시 킨을 임명한)FAI도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킨은 유로 본선이 결정 나고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승리의 감격을 전달했다. 우리는 사이판에 있지 않다. 그러니 괜찮을 것이다!”.
*참고: ‘사이판은 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아일랜드 대표팀이 머물던 전지훈련 장소다. 이곳에서 킨은 아일랜드 축구협회의 무성의와 훈련 장소에 대해 불만을 품고 돌연 아일랜드로 돌아가 대표팀 은퇴했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