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국 도심건설 이윤률 ‘3% 불과’ 25개국중 꼴찌
입력 2015-11-17 15:32 

국내 도심에 아파트와 상가를 지을때 건설사가 가져가는 마진이 세계 주요 25개 나라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말레이시아와 남아공 등 개발도상국 건설이윤율은 한국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저유가로 활기를 잃은 기존 텃밭인 중동을 벗어나 이 같은 새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글로벌 건설관리기업 영국 터너앤타운젠드 ‘2015 세계 건설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건설사업을 할 때 시공사가 가져가는 공사마진(contractors margin)은 3%로 함께 조사한 25개국 30개 주요도시 가운데 꼴찌였다. 도심지역에 상가와 병원, 호텔, 아파트 등 주거와 상업·근린시설을 지을 때 드는 인건비와 자재비같은 실제 비용을 조사해 추산한 결과다. 사업비가 100억원인 공사에 참여해도 준공 이후 정산한 뒤 가져가는 실제 이익은 3억원에 그친다는 말이다.
3%란 숫자는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아일랜드 더블린(각 4%)과 비슷하고 미국 뉴욕(6%)과 일본 도쿄(7%)와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한국의 건축 입찰시장이 ‘뜨뜻미지근(lukewarm)하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이 서울과 함께 열기가 덜한 시장으로 분류됐다.
이정아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 차장은 이윤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라며 입찰에 뛰어들만한 건설사가 많은 만큼 이들이 가져갈 파이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4000여개에 달하는 IT기업이 밀집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옛 방갈로르)와 카타르 수도 도하는 15%에 달했다. 남미와 동남아, 중앙아시아에 있는 주요 개발도상국 마진율도 높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12.5%)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12%), 카자흐스탄 아티라우(10%)가 줄줄이 10%대를 기록했다. 대표 남미 도시인 칠레 산티아고(8%)와 브라질 상파울로(7%)가 뒤를 이었다.
이곳의 공통점은 대부분 정부 통제 아래 있다가 최근들어 건설시장이 열렸다는 것. 기술력 있는 일부 시공사가 대부분 주요 프로젝트를 독식해오던 ‘무주공산이다. 소수의 건설사유럽 등 글로벌 건설사가 발을 내딛긴 했지만 아직까지 경쟁 자체가 느슨한 것이 특징이다.
저유가 탓에 작년대비 중동 플랜트 수주 물량이 반토막나며 맥을 못추고 있는 국내 해외건설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블루오션으로 이들 신흥국 건축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건설비 산정 기준이 되는 인건비와 자재비를 미국과 비교해보니 우리나라 인건비는 미국의 30%, 자재비는 콘크리트와 철근이 각각 60·70%로 특히 인건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60%)과 일본(40%) 등 해외 건설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맞붙는 라이벌 국가보다 저렴해 가격경쟁력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평이다.
한편 각 도시에서 상가 등을 지을때 드는 실제 건축비를 따져본 결과 아파트의 경우 영국이 1㎡당 39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일본이 302만원으로 2위였고 우리나라는 132만원으로 9번째였다. 상가(20층 이하)는 미국이 485만원, 국내는 130만원이다.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