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가가 책임진다" 말뿐…간부 돈 걷어 곽 중사 지원
입력 2015-11-17 10:46  | 수정 2015-11-17 14:28
【 앵커멘트 】
지난해 6월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다친 곽 모 중사에 대해 국방부는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눈속임이었습니다.
치료비 절반 이상을 간부들에게 반강제적으로 걷었다고 합니다.
김용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곽 중사 부대에서 하달한 공문입니다.

희망에 의한 '자율모금', 곽 중사를 위한 모금이라는 설명이 눈에 띕니다.

계급별 할당 금액이 명시된 데다 개인 입금은 금지, 심지어 제목은 '지시'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돈은 1,100여만 원.

지금까지 들어간 곽 중사 치료비 1,950만 원의 절반이 넘습니다.

지난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때도 이런 지시가 육군본부 차원에서 전달됐습니다.

「육군은 '관례적인 성금 모금'인 데다가 '좋은 취지'로 지원해줬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모금 동참 간부
- "좋은 취지는 맞는데 지시공문이다 보니까 간부들이 돈을 어쩔 수 없이…. 돈 내는 것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곽 중사 측은 이 성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언제든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정옥신(곽 중사 어머니)
- "국가를 위해 다쳤는데 국가에서 받아야지 왜 죄 없는 군인들에게 피해를 주냐고, 동료 군인들 월급 몇 푼 된다고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냐고, 절대 그 돈 안 받을 거라고 그랬거든요."

군은 연말까지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강제징수 성금으로 생색내기를 해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김용준입니다.[kimgija@mbn.co.kr]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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