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KB체질 바꾼 윤종규호 1년…순익 13%↑
입력 2015-11-16 17:16  | 수정 2015-11-16 20:44
오는 21일 취임 1년을 맞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와 초저금리 기조 속 실적 개선이라는 만만치 않은 집권 2기 과제에 직면했다. 당장 올 연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둔 대우증권 인수전은 미래에셋과 한투증권 등 증권업계 강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KB금융그룹의 글로벌 메가뱅크 도약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집권 1년차 때 KB 내분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주력한 만큼 2년차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과 함께 핀테크 분야 등 신규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파워 게임으로 촉발된 내분 사태를 수습하는 중책을 맡은 이후 일단 발 빠른 조직 안정화 조치로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회사를 다시 정상적인 영업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학 전공의 한 대학 교수는 "내분 사태로 무너진 KB금융 조직을 이렇게 빨리 수습한 것은 윤 회장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목표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한 데 이어 그룹 내 자회사인 KB캐피탈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업무 추진력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손해보험사를 인수한 것은 KB가 처음이었다. 그룹의 자산 규모도 399조원에서 466조원으로,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 비중도 29%에서 33% 수준으로 각각 늘어났다.

윤 회장은 집권 2년차를 맞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핀테크 상품 확대,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복합점포 등 새로운 수익 기반을 창출하기 위한 도전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신규 사업들을 앞세워 윤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의 메가 합병을 성공시킨 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섰지만 2009년부터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준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윤 회장은 특히 핀테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폰뱅킹 보급, 포터블 브랜치 도입 등 최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지분을 투자한 전략도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진화를 선도해 나가기 위한 포석이다.
KB금융 주가는 초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기반이 악화되며 윤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해 11월 21일(3만9400원) 이후 지난 13일 종가 기준(3만5200원)으로 최근 1년간 10.66%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KRX은행지수가 14.1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13.88%), 하나지주(-21.71%), 우리은행(-14.78%) 등 경쟁사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올 연말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한 뒤 은행·증권·보험에 이르는 기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준비 중이다. 인수 가격이 최대 3조원대로 예상되는 대우증권을 KB금융이 인수할 경우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데다 과거 숙원사업인 증권사업 확대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윤 회장의 리더십이 새롭게 조명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 집권 2기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실적 개선이다.
KB금융은 윤 회장이 취임한 이후인 올 1~3분기 누적 기준 1조3517억원 순익(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을 기록하며 표면상 무난한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신한금융이 1조9631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간관리자급 직원이 많은 국민은행의 인적 구조를 개혁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채수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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