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주축인 대기업의 앞날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들은 후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매일경제는 편의상 우리나라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을 0점부터 10점까지를 다섯 구간으로 나눠 질문했는데 전체 응답내용을 각 구간의 중간값으로 계산해 분석한 결과 평균값은 5.7점으로 집계됐다. 10점 만점으로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전체 응답자의 50.3%가 중간값이 ‘5~6점이라고 답했다. ‘7~8점이라고 말한 이들이 28.2%로 뒤를 이었다.
세대별로 계산한 평균점수는 50대가 5.87점, 60대이상에서는 5.91점으로 나와 상대적으로 장노년층이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에 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현재 10대 대기업 그룹 중 50년 후에도 남아있을 그룹이 몇개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3~4개라는 답이 전체 25.1%로 가장 많았고 5~6개가 24.8%로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이 역시 5개 구간으로 나눠 물어봤는데 중간값으로 계산해 분석했을 때 평균값은 4.86개로 조사됐다. 10대 대기업 그룹 중 절반 이상이 50년 뒤에 없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화두로 떠오른 ‘한계기업 구조조정 이슈와 관련해 우리나라 기업 중 구조조정이 필요한 대상의 비율을 묻는 항목도 여론조사에 포함됐다. 일상생활의 주제가 아닌 점을 감안해 잘 모르겠다는 이들이 21.7%로 가장 많았고 20%이상 30%미만 18.7%, 50% 이상 15.5% 순이었다. 소수였지만 자신의 직업을 기업임원 또는 대표로 밝힌 이들 중 ‘50%이상의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62.5%로 나와 업계 현장에서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최근 본지가 한국경영학회와 함께 국내 경영학 교수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업 부실이 개별기업을 넘어서 대그룹과 금융권까지 전이돼 고용·투자·소비 등 한국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답한 이들의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기업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서 경제 효율성에서 여러 가지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미국 금리 인상 등)앞으로의 상황, 대외 여건이 녹록치 못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은은 지난 6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 2만5452개 중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말 15.2%(3295개)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2009년 12.8%(2698개)에 비해 2.4%포인트(597개) 늘어난 것이다. 특히 한계기업 중 73.9%인 2435개 기업은 2005~2013년 중 한계기업 경험이 있는 ‘만성적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쟁력이 다한 산업은 빨리 국내외 자본을 가리지 말고 빨리 매각하고 나와서 그 자금으로 신산업을 육성해야한다”며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이 돼서는 안되며 특히 ‘기업 죽이기라는 단편적인 여론에 떠밀려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 = 이상덕 기자 / 정의현 기자 /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