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딸 체벌하다 숨지게 한 엄마…집행유예 선처 '왜'

【 앵커멘트 】
6살 딸을 체벌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어머니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어머니의 딱한 사정을 감안했다고 하는 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해 8월 12일.

41살 정 모 씨는 6살 딸이 남의 물건을 훔쳤다는 사실을 알고, 딸을 꾸짖으며 얼굴과 팔, 다리 등을 때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딸이 장식장 모서리와 벽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 인터뷰 : 이웃주민 (지난해 8월)
- "언젠가 한 번은 또 슈퍼에서 손버릇이 안 좋아서 내쫓았는데 경찰이 한 번 데리고 왔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폭행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정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가 이례적인 판단을 내린 건 남편을 잃고 다섯 딸을 홀로 키워왔던 정 씨의 딱한 사정을 참작한 겁니다.

재판부는 "딸의 죽음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갈 정 씨가 남은 딸들의 곁에서 속죄할 수 있도록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성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정에 선 정 씨도 "어린 딸이 도벽 습성을 보인 것도 엄마의 관심을 받으려는 것이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좀 더 따뜻하게 보듬어 주지 못해 후회된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