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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열정같은소리~`, 정재영-박보영에 빚진 연예기자 이야기
입력 2015-11-13 10:38  | 수정 2015-11-13 14:23
연예기자들만 하하호호? 직장인은 글쎄
정재영과 박보영의 연기 조화는 최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연예기자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겼다. 수습 기간 맞지만 않았지 상사에게 말할 수 없는 욕을 쳐들어가며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닌 상황은 실감난다. '하극상 한번 벌이고 사표를 던질까?' 고민하던 과거를 떠올리는 기자들이 꽤 있을 듯하다.
수습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 난 부장 역의 정재영과 어리바리한 박보영의 맛깔스러운 연기 조화 덕이다. 찰떡 호흡이다.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두 사람의 아웅다웅 대치하는 모습이 가장 큰 재미다. 그러면서 점점 성장하는 수습 라도희의 모습이 스크린을 채워나간다.
정기훈 감독은 "직장인의 애환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했지만, 일반 대중은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 연예부에 국한된 상황들이 일반 기업의 조직 문화와 다른 면이 꽤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만 웃기려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었는지 직장인들의 고통과 애환이 떠오를 수 있는 상황들을 담아냈고, 도라희가 수습 딱지를 떼고 성장하기 위한 연결고리도 집어넣었다. 톱스타와 매니지먼트 대표의 갈등 상황을 도라희가 풀게끔 영화적인 극적 장치를 만들어 집중도를 높이려고 한 것.

하지만 뜬금없이 보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나열하고 정신없이 이리 튀고 저리 튀게 설정했던 초반부터 중심을 못 잡는 듯한 인상을 전한다. 동료들의 관계와 동기와의 사랑, 몇몇 사건들도 따로 노는 분위기가 번잡해 보인다.
물론 기자들의 삶을 일정 부분 신입 사원들의 직장생활로 치환하면 몇몇 장면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 웃음을 유발할 순 있다.
그래도 드라마 '미생' 같은 격한 공감과 감동, 재미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미생'에 울컥했던 시청자들이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 동화돼 만족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수습 연예기자 이야기에 뭘 바라겠어?'라는 소리까지 들린다.
기자들은 웃을 수 있었을까? 몇몇은 한 번도 웃지 않았다. 106분. 15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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