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진실] 80번 환자의 눈물
입력 2015-11-12 21:00  | 수정 2015-11-12 21:20
국내 마지막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는 메르스 때문에 죽어가고 있는 게 아닙니다. 격리되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그런 것이라고 그의 가족들이 MBN에 알려왔습니다. 80번 환자라고 불리지만 그도 엄연히 누군가의 아들이요, 아빠요, 남편이지요. 그동안 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80번 환자의 아내를 만나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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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메르스 80번 환자 부인

-앵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남편분의 상태부터 조금 이야기해주세요.

=신랑은 지금 반년 가까이 메르스 격리 상태로 서울대병원 음압실 작은 방에 지금 격리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식사며 화장실이며 누군가가 도와주어야 하는데 간병인도 둘 수 없는 격리실에 있고 가족들도 면회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앵커
처음에 어떻게 해서 메르스에 걸리게 된 건가요?

=5월 달에 감기에 걸려서 삼성서울병원 외래를 갔다가 폐렴이 의심된다고 해서 응급실로 병원에서 보냈고요. 응급실에서 입원실 자리가 안 나서 3일동안 의자에 앉아서 대기를 했는데 그 사이에 전염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림프종은 언제?

=림프종은 사실 메르스 감염 때문에 검사를 정확하게 진단을 삼성서울병원에서 못 받았고요. 7월 3일날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이 됐고, 그리고 서울대병원에서는 증상이 이렇게 악화되는걸로 봐서는 재발이 확실하다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원래 림프종 문제가 있었던 분이었는데 재발이 됐군요. 그런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계세요.

=이 환자는 '8월부터 전염력이 없었다' 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다만 이 사람을 어떻게 격리해제를 해야 될지를 몰라서 질병관리본부와 서울대병원과 WHO가 여러 번 회의를 했었고, 형식적인 격리해제 기준을 잡고 격리를 해제를 했었는데….


-앵커
그러니까 10월 초에 격리해제가 됐다가 다시 격리가 된 그 환자를 말씀하시는군요. 그때 왜 가족들하고 다 집에 같이 있었고 그랬잖아요.

=네. 10월 3일날 퇴원 당시에 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집에서 마스크가 없어도 된다' 라는 말씀을 하셨고요. 그래서 같이 수건 쓰고 같이 식기 쓰면서 밥 먹고 자고 10일동안 같이 지냈고 4살 아기도 같이 아빠랑 뽀뽀도 하고 안아주면서 같이 지냈었어요.

-앵커
근데 지금 가족분들 다 괜찮으시잖아요.

=가족들 다 괜찮고요. 그때 뭐 전염됐다고 했던 129명인가 그분들도 다 아무런 전염력 없이 다 격리해제 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질병관리본부는 분명히 모든 적합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메르스 때문에 항암제에 대한 평가를 하는 CT 검사실이나 PET 검사실, MRI실, 환자가 아파도 검사실로 나갈 수가 없어서 이 환자가 왜 아픈지 지금 종양이 어느 정도 퍼져 있는 건지를 할 수 있는 검사조차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앵커
의사의 진료는 받고 있는겁니까?

=며칠 전에는 급성 복통이 왔어요. 급성 복통이 왔는데 비장 출혈이 많이 의심되는 응급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CT실로 갈 수 없다는 이유로….

-앵커
격리만 되있지.그 안에서 치료나 뭐가 제대로 되있는게 없다는 얘기잖아요? 위급한 상황에도?

=그렇죠.

-앵커
단지 격리만?

=네.

-앵커
그런데 지금 조금전에 말씀하시기를 서울대병원에서 '8월 이후부터 전염력이 없었다' 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격리를 하고 있는거죠? 그것도 이렇게 암치료를 해야하는 사람을?

=그래서 저희가 질병관리본부에 묻고 싶고, 질병관리본부의 격리해제 기준이라는 것 자체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서 여러차례 연락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가족간은 연락이 안 되고 있고, 심지어는 저희가….

-앵커
아 잠깐만요. 원래 가족간에 연락이 안되는겁니까?

=한번도 연락을 하신적도 없으시고, 환자의 경과에 대해 물어본 적도 없으세요.

-앵커
그러면 격리 조치나 해제 그런거는 병원과 환자가 알아서 하는 겁니까?

=자가 격리에 대해서는 관할구청에서 통보가 오구요.

-앵커
그럼 질병관리본부에서 하는 것은 통제만 하는겁니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어디를 통제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가족과 격리자와는 접촉이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질병관리본부는 감염력이 없는 환자를 격리한 채 암치료를 못하게 해서 죽어가게 만들고 있다. 이 주장이신가요?

=네. 전염력이 없다는 거는 8월부터도 그랬고 10월 11일날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재방문하면서 이슈가 되었을때도 '이 환자는 전염력이 없다. DNA 사체이다. 바이러스가 극소량 검출되는 거일뿐이다' 여러 차례 발표를 하셨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환자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검사도 제대로 못 받는 환경에 두는지 저는 질병관리본부에게 묻고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를 무조건 그렇게 얘기할 수 없는게 한명으로 인해서 여러 사람이 수백 명, 수천 명이 감염이 될수도 있는 상황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조심해야하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8월부터 지금 11월. 지금까지도 똑같은 상황이고, 메르스 증상이라고 하는 것도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인 서울대병원도 WHO도 전염력이 없다라고 하는데 누가 지금 전염력이 있다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앵커
질병관리본부는 왜 이러는걸까요?

=제가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잠깐 이해가 안 되는게, 항암치료는 안하고 있구요. 메르스는 전염력이 없으니까 치료를 하고 있지 않다는거구요, 그럼 왜 격리를 해놓은거죠?

=그간 언론에서는 이 환자가 왜 메르스가 안 낫느냐고 물으셨지만, 사실 가족의 입장에서는 그 놈의 메르스 때문에 림프종 치료를 제대로 한번도 받은 적이 없어요.

-앵커
지금 가족들은 그러면 제대로 남편분을 본 적이 없겠네요

=그렇죠. 어머님, 아버님, 4살 아이도 아빠를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반년 가까이. 아빠 언제 오냐고, 아빠 주사 다 맞으면 오기는 오는거냐고 묻는데 아빠를 볼 수가 없죠. 반년 가까이….

-앵커
그러면 질병관리본부에 어떤 거를 요구하고 싶으신가요?

=왜 아직도 격리해제에 대한 조치를, 기준을 못 잡으셨는지 묻고 싶고, 가족과 소통을 하셔야 된다라고 생각해요. 공중 보건에 전혀 위해가 되지 않는 전염력이 없는 환자의 생명을 이렇게 가지고 격리해제를 끌고 가시는 그 죄에 대해서 저는 묻고 싶어요.

-앵커
예 알겠습니다.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의사들에게 확인을 해봤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가족들의 기대에 모자란 부분은 있을 수 있지만 격리로 인해 림프암 관련 치료에 제약을 받게 한 적은 없다고 주장을 했구요, 또한 타인에 대한 감염 우려는 없지만 개인 치료를 위해 격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의사들은 환자 한 명에 대한 얘기니 만큼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학회 차원에서 결의를 했다고 답변을 해왔구요.

한 명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메르스를 종식시키려는게 아니라면 한 사람의 환자도 국민임을 꼭 기억해주시고, 오늘 인터뷰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에서 공식적인 답변을 해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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