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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장원준, 앞에서 끌고…타선, 뒤에서 밀고
입력 2015-11-11 22:54  | 수정 2015-11-11 23:10
“오늘 최고야.” 장원준(오른쪽)은 11일 프리미어12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은 지난 8일 수모를 겪었다. 일본에 완패를 했다. 제대로 힘도 못 썼다. 안타 7개와 4사구 3개를 얻었으나 무득점. 삼진만 14개를 당했다.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의 고민은 타격 부진이었다. 타격감 회복속도는 코칭스태프의 생각보다 더뎠다. 5회 무사 1,2루-8회 1사 만루-9회 무사 만루의 ‘골든 찬스가 있었으나 약속이나 한 듯 그때마다 ‘헛방망이였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여겼다. 대만으로 건너가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득점을 못했지만 이대호(소프트뱅크), 박병호(넥센), 김현수(두산), 손아섭(롯데) 등이 부진 탈출을 알리는 안타를 친 것도 희망적인 요소로 생각했다.
프리미어12 두 번째 상대는 도미니카공화국. 김인식 감독은 강팀이라며 경계했다. 그래도 해볼 만한 상대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지난 10일 미국전에서 무려 11실점을 했다. 1차전 최다 실점이었다. 한국으로서도 충분히 무너뜨릴 것이라고 여겼을 것. 김 감독은 마운드가 어느 정도 막으면, 타선이 터질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선 하나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선발투수 장원준은 최고였다. 개인 역대 국제무대 등판 가운데 가장 눈부셨다. 조기 강판? 1+1 카드 가동? 그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었다. 7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판타스틱 피칭이었다.
장원준은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다른 하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회 손아섭이 안타를 치기 전까지 루이스 페레스에게 ‘노히트로 꽁꽁 묶였다. 출루도 민병헌(두산)의 사구, 한 번이었다.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에게 농락당했던 일본전보다 더욱 답답했다(한국은 일본전에서 4회 김현수의 안타로 노히트 수모를 벗어났다).
5회 실점도 수비 미스 플레이 탓이 컸다. 하지만 장원준은 흔들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지탱해줬다. 장원준이 버텨줬기에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0-1, 이 1점 차는 계속 유지됐다. 그리고 그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뒤집을 수 있었다.
타선은 6회까지 무기력했다. 안타 1개와 사구 1개. 일본전(6이닝 2안타 2볼넷)보다 생산 능력이 더욱 떨어졌다. 하지만 김 감독의 기대대로 장원준이 어느 정도 막아주니 타선도 응답했다.

페레스가 교체된 7회 이용규(한화)가 볼넷을 얻어 출루하더니 김현수의 내야 땅볼로 2루까지 갔다. 이날 경기서 선두타자 출루는 물론 진루타도 처음이었다. 기분 좋은 흐름이 밀려오는 것 같더니 이대호의 극적인 역전 홈런이 터졌다. 이대호는 미겔 페르민의 낮은 속구를 때려 외야 왼쪽 펜스를 넘겼다. 볼을 홈런으로 만든 아주 기막힌 타격 기술이었다.
이 한방에 깊이 잠들었던 타선도 깨어났다. 8회 강민호(롯데)의 안타를 시작으로 안타까지 쏟아지며 대량 득점, 승기를 굳혔다. 다시 바통을 넘겨받은 마운드, 장원준-정대현-이현승이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한국은 11일 프리미어12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7회 이대호의 역전 홈런 이후 타선이 폭발했다. 8회 여섯 타자 연속 안타로 대거 5점을 뽑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출발은 혼자였다. 장원준이 앞에서 홀로 이끌었다. 하지만 어느새 뒤를 돌아보니 동료들이 뒤를 밀었다. 그렇게 짜릿한 승리(한국 10-1 승)와 함께 8강 진출의 희망 신호탄을 쐈다. 분위기 반전, 그리고 함께 만들었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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