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진은 커녕 뒷걸음질 치는 인도 코끼리
입력 2015-11-11 17:00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취임 후 경제 개혁 기대감을 모멘텀 삼아 잘 나가던 인도경제가 최근 삐거덕거리고 있다.
경제성장률과 기업실적은 뒷걸음치고 있고 기대했던것만큼 개혁조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해외투자자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모습이다. 실물경제의 거울이라는 주식시장이 연일 급락하는것도 인도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확대재생산시키고 있다.
인도 봄베이증권거래소(BSE) 30개 대표기업 지수인 BSE30는 지난달 23일부터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보름사이 6.3%나 떨어졌다. 지난 1월 말 대비 13.3%나 곤두박질쳤다. 올 여름 중국 증시가 폭락하고 신흥국 증시가 잇달아 떨어질 때 조차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것과는 사뭇 다른 움직이다.
일단 인도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 올 2분기 BSE30 상장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1%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순이익 증가율이 24%에 달했었다. 인도를 대표하는 자동차기업 타타모터스는 3분기에 43억루피(751억원)의 적자를 냈다. 작년 같은 기간 329억루피(5744억) 흑자를 거둔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성적표다. 자동차회사 바자즈 오토의 3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2% 줄었다.

지난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을 앞질렀던 인도의 2분기 경제성장률(7%)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7%라는 숫자 자체만 놓고 보면 고성장률이라고 볼 수 있지만 1분기 성장률(7.5%)보다 낮은 수치인데다 시장예상치에도 미달했다. 이와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용(중국)보다 튼튼한 체력을 자랑했던 코끼리(인도) 걸음이 절룩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경제를 지지해온 개혁 기대감도 약화되고 있다. 지난 8일 인도 비하르 주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인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은 야권에 큰표 차이로 패배했다. 그간 외국인들에게 개방정책과 경제선진화 개혁을 약속해온 모디 총리의 정치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진 배경이다. 선거 패배로 야당의 발목 잡기가 계속되면 모디 정권이 추진하는 여러 개혁법안이 의회에서 좌초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외국인 투자 환경 악화도 연결된다. 경제개혁 기대감이 컸던 올 상반기 인도 외국인직접투자(FDI) 액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205억달러(23조6600억원)에 달했었다.
선거 패배 직후인 10일 모디 총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붙잡으려 부랴부랴 새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기는 했다. 모디 총리는 내놓은 방안에는 국방, 방송, 유통,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서 규제를 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방송, 항공사, 신용정보회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투자 한도를 74%에서 100%로 늘려줬다. 또 정부 승인을 요구하는 ‘대형 프로젝트 규모 기준도 기존 300억루피에서 500억루피(약 8720억원)로 늘렸다. 투자정보업체 프라보드 아가왈 인디아 인포라인 리서치부문 대표는 이번 방안이 분수령이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투자자들이 가진 불만을 어느정도 풀어줄 순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은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양새다. 사우랍 무케르지 앰비트 캐피탈 기관투자부문대표는 개혁지속에 대해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이 인도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있지만, 경제 동력이 떨어진 탓에 이들을 붙잡아둘 요소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동력이 떨어진 인도는 마치 5년 전 딴 김빠진 코카콜라와 같은 꼴”이라고 묘사했다.
[문수인 기자 /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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