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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더 폰’, 배우한테 빠질 수 있는 작품이죠” 김봉주 감독
입력 2015-11-11 15:04 
사진=호호호비치/ 디자인=이주영
입봉작이라고 믿을 수 없는 ‘더 폰으로 차가작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 김봉주 감독. 작품 하나하나부터 배우까지 자신의 고집과 소신으로 밀고나가면서 관객과의 소통을 꾀했다


[MBN스타 김진선 기자] 김봉주 감독은 ‘더 폰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더 폰은 일 년 전 살해당한 아내를 살리기 위한 한 남자의 혈투를 그렸으며, 손현주, 배성우, 엄지원 등 연기력과 신선한 소재가 한 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더 폰은 일 년 전과 현재 2015년을 따로, 또 같이 구현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액션 스릴러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공감을 받기에도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말이 안 되지만 말이 돼”라고 말하는 극 중 대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장면 하나하나를 꼬집고 추리하려는 시도보다는 극 중 인물과 스토리를 따라가면 정말 ‘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설정 자체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어요, 논리를 찾는다면 통화를 통한 타임슬립인데,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해서 과거로 갈 수 있는 것이죠. 아무래도 SF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운 작품이죠.”

극 중 태양 폭발로 인한 전자기기 오류라는 설정이 있다. 고동호(손현주 분)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와 통화를 할 수 있게 말이다. 이 같은 설정은 작품을 더욱 판타지스럽게 만든다.

평행우주론인데 물론 영화적 요소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설정일 뿐이고, CG로 단추가 없어지고 수염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평행 우주론의 기준에서 안 나온다. 이쪽 분야에 있는 분들은 알 것이다(웃음). 그래서 CG도 안 넣으려고 했는데 넣지 않으면 관객에게 안 통할 것 같더라.”

판타지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을 간과한 김 감독은 CG를 넣는 등 세세한 작업을 더하려고 했다. 그는 여러 차원의 동호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 하지만 하나의 동호로 극을 쭉 갈 수 있게 했다. 더 개연성이 떨어질 것 같았고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차원을 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을 더했다.
때문에 김 감독은 함께 해주는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남다른 애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손현주는 이미 입증된 배우 아닌가. 동네 술집에서 만났는데 정말 떨렸다. 손현주가 ‘감독이 너무 말을 잘하면 안 하려고 했다고 결정을 내리는 데 정말 진심이 통한 느낌이라 기뻤다”고 손현주를 만났던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충무로 대세 배우로 등극한 배성우의 출연 결정은 김 감독의 고집이었다. 배성우의 코믹한 느낌을 마음에 품은 김 감독은 도재현이라는 악역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배성우를 만나자마자 그런 생각은 깡그리 없어졌다고.

작품을 시작하는 1월에는 배성우가 지금처럼 핫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악역을 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만나자 마자 상대방을 압도하는 기운에 매료됐다. 거기에 배성우의 출연을 밀어붙였다. 악역이라고 표현하지 않아도 관객들은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이 굵어 강해보이지만, 작품에 예민하고 시나리오 해석이 영민한 배우다. 안할 것 같지만 감독에게 궁금한 것은 붙잡고 늘어지기도 하고. 낯가림도 있지만, 센스도 있고 말이다.”

사진= 영화스틸
뿐만 아니라, 배성우와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김실장 장인섭에게도 김 감독은 고집을 부렸다.
김 실장을 원래 신인으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장인섭이 보고 탐나더라. 참 가진 것이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반대 많이 밀어붙였다. 신입답지 않게 긴장을 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딱 하는 모습이 나를 당겼다.”

이처럼 김 감독은 두 배우 캐스팅 뿐 아니라 작품에도 고집을 부렸고 소신을 더했다. 때문에 흔들림 없이 극을 이끌어 나갈 힘이 붙을 수 있었던 것이다.

‘더 폰은 배우한테 빠질 수 있는 작품이다. 멋있는 앵글도 필요 없고 배우 표정이 압권이다. 화려한 것 없이 강하게 잡을 필요가 없었다. 최대한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했다. 작품을 하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까 대중과 이렇게도 보고 여러 가지 시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든 시선이 통할 수 없고 오독도 가능하다는 것 말이다. 좀 더 세련된 표현법이나 의도를 확실히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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