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공계 최우수 기관…알고보니 국고보조금 횡령 기관
입력 2015-11-11 15:02 

정부의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국고보조금 수억원을 빼돌린 법인 대표와 대학교수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수년동안 국고보조금을 횡령했으나 경남도 등의 감사에서 전혀 적발되지 않았고 도는 오히려 이 사업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기술사회로부터 전국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모 법인 대표 엄모(47)씨와 모 대학 교수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엄씨는 2008~2015년 사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진행 명목으로 받은 국고보조금 57억원 중 7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엄 씨는 전혀 일을 하지 않은 형제를 비롯한 친인척을 직원으로 서류에 올려 인건비를 타내거나 직원·강사들에게 임금이나 강사료를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식으로 보조금을 빼돌렸다. 또 인쇄비나 교재비 등 교육자재비도 실제 비용보다 부풀려 돈을 더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엄 씨가 그동안 횡령한 7억원 가운데 1억2000만원은 이 사업을 전혀 관련이 없는 모 대학 산학협력단 직원 1명의 인건비로 나간 것을 확인하고 해당대학의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던 교수 4명도 횡령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특히 경찰은 엄씨가 7년동안 거액의 보조금을 횡령했는데도 경남도 등은 감사에서 이를 전혀 적발하지 못해 부실 감사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남도는 오히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기술사회는 2013년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사업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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