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인터뷰] ‘로맨틱 매지션’ 류엘, ‘섹시한’ 엔터테이너를 꿈꾸다
입력 2015-11-11 14:04 
[MBN스타 유지혜 기자] ‘로맨틱 매지션 류엘이 마술사를 넘어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꾼다.

마술사 류엘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중국 크루즈 선상에서 마술 공연을 펼쳐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다양한 공연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류엘을 만났다. 크루즈 공연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하고 온 류엘에 소감을 물으니 한국무용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한국 문화를 중국 분들게 소개해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입을 열었다.

한국무용과 마술의 퓨전공연은 아직 없었던 것으로 안다. 크루즈 콘서트 당시 파트너가 한국무용 전공자인데 대화를 나누다 갑작스럽게 두 분야를 접목하면 어떨까 싶었다. 뜻밖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매회 끝나면 기립박수 받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사극 드라마 OST를 활용하고, 한국무용 의상의 특징을 극대화해 로맨틱함을 끌어올렸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분야가 생각보다 잘 녹아들었고, 관객들도 낯설 법 했지만 신선하게 봐 주셨다.”



류엘은 이번 공연을 통해 다양한 분야와 마술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더욱 큰 가능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류엘은 그런 자신을 ‘크리에이터라고 표현했다. 마술 기법들을 다른 콘셉트에 녹여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게 마술을 하는 매지션의 일이기 때문이다.

개그와 마술이 비슷한 구석이 있다. 개그 프로그램도 한 번 보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지 않나. 마술사도 똑같다. TV나 콘서트에서 접하는 마술의 기법들은 한정돼있고 관객들도 식상함을 느끼기 쉽다. 신선함을 자아내기 위해 항상 다른 분야와 접목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더욱 ‘마술이라는 분야의 한계가 없다는 걸 계속 깨닫는다.”

‘크리에이터와 같이 류엘에 함께 붙는 별명은 바로 ‘로맨틱 매지션이다. 그는 유아나 어린이 대상으로 하는 공연보다는 성인들을 상대로 하는 공연이 제 적성에도 더 맞다”고 말했다. 마술의 기술을 과시하는 것보다 마술로 하나의 이야기, ‘마술 같지 않는 ‘마술을 보여주는 과정이 더욱 흥미롭기 때문이다.

사진=옥영화 기자


주로 추구하는 마술이 감성적, 로맨틱한 마술이다. 사실 마술 자체가 굉장히 ‘로맨틱한 분야 아닌가. 여성들에게 사랑이 담긴 마술을 보여주기도 하고, 남성들에 이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여심공략형 마술이 전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술계의 아이돌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웃음)”

‘로맨틱 매지션답게 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사랑 때문이었단다. 류엘은 고등학교 선배가 마술을 하면서 여고에서 찬조공연을 하는데 반응이 정말 아이돌급이었다. 그걸 보고 ‘마술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치기어린 마음으로 시작한 마술을 어느새 10년을 넘게 하고 있다. ‘치기가 ‘열정이 된 거다.

마술 이외에 다른 건 생각한 적 없다. 마술은 보여주는 것 자체가 자신의 PR이 된다. 자연스럽게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꾸준하게 한 길을 걸어왔다. 무엇보다 무대에 섰을 때의 희열은 어떤 기쁨과도 비교할 수 없다. 공연이 끝난 후 쏟아지는 박수 갈채가 제가 10년간 마술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그 벅찬 감동을 매회 받는다고 생각해봐라. 다른 걸 할 수 있겠나.(웃음)”

류엘은 마술을 하며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관점에서 누구보다 이은결이나 최현우가 롤모델이 된다고 했다. 최현우의 제자이기도 했던 그는 방송에서 할 수 있는 마술과 무대용 마술을 확실히 다르다. 제약이 많이 따르는 방송용 마술도 거뜬하게 해내시는 선배님들이 정말 존경스럽다”며 ‘방송 진출의 꿈을 밝혔다.

사진=옥영화 기자


저는 엔터테이너를 꿈꾼다. ‘마술사가 이렇게 웃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끔, 즉 ‘고정관념을 깨는 마술사가 되고 싶다. 마술을 하면서 토크도 되는 다재다능형 마술사가 되고 싶은 거다. 요즘 1인 인터넷 방송의 영향력이 커지고, 다양한 방송에서 마술사가 활동을 하면서 더 많은 분야에서 마술사가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고 있다.”

그는 더불어 ‘로맨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마술사가 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그런 류엘의 입에서 ‘섹시한 매지션라는 단어가 나왔다. 신사적이고 로맨틱한 매지션의 제한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자신의 몫이라고도 말했다.

섹시한 마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사실 ‘섹시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산뜻하다라는 뜻도 있다. 그만큼 ‘프레시한 마술을 많이 보여서 대중이 봤을 때 늘 새롭고, ‘섹시한 류엘로 다가가고 싶다. 그래서 생각한 콘셉트가 ‘섹시한 해리포터라는 단어인데, 순진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반전이 이미지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색다른 콘셉트는 필수 아닌가.(웃음)”

류엘은 감명깊게 본 영화인 ‘프레스티지를 언급하며 마술의 영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스티지는 한 마술사가 점점 공연할 수 있는 자리를 잃어가는 내용의 영화인데, 류엘 또한 공연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잃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과거에는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워낙 요즘 다양한 공연들이 많다. 악기 공연부터 서커스까지 장르도, 스케일도 너무나 다르다. 공연물 자체가 많으니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됐고, ‘이러다 굶어 죽는 거 아냐 싶기도 했다.(웃음) 지금은 다르다. 다양한 공연을 하면서 눈이 틔었고, 더 많은 이야기를 마술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이 확신을 통해 마술의 길을 펼쳐나가고 싶다.”

그렇다면 류엘이 꿈꾸는 ‘마술사 류엘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마술사라는 말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마술사라는 직업에 갇히지 않고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류엘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런 류엘에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느껴졌다.

저의 최종 목표는 류엘이라는 제 예명을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다. 류엘이라는 이름을 부르면 마술사이기도 하면서 예능인,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걸 떠올릴 수 있게끔 하는 게 제 목표다. 전세계적인 마술사가 되는 것, 정말 훌륭한 마술사가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저는 더 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류엘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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