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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국민요정’ 성유리가 변했다
입력 2015-11-11 13:51 
사진=이현지 기자
오래 전 과거의 오해와 비밀을 풀어나가는 왕년의 챔피언 친구들 강칠(김영철 분)과 종구(이계인 분)의 뜨거운 고백, 까칠한 여배우 서정(성유리 분)을 오랜 시간 항상 옆에서 지켜보며 10년째 짝사랑해온 매니저 태영(김성균 분)의 용기 있는 고백,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의 딸과 마주해야 했던 형사 명환(지진희 분)과 아빠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은유(곽지혜 분)의 진실된 고백.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데엔 이 세 마디면 충분합니다.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성유리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영화 ‘차형사(2012) 이후 상업영화로는 3년 만이다. 그룹 핑클의 막내로, 전작의 공주 이미지로 늘 ‘캔디 같을 것만 같았던 그가 도도하고 까칠해졌다.

성유리가 출연한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감독 전윤수, 이하 ‘미사고)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각양각색 사람들에게 찾아온 일상의 가장 빛나는 고백의 순간을 담은 영화로 가족, 친구, 연인 등의 다양한 관계의 이야기를 그리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성유리를 비롯해 배우 김영철, 이계인, 김성균, 지진희, 곽지혜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주변을 이루고 있는 무수한 관계들 중 익숙하고 가깝기 때문에 으레 소홀해지는 관계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이 중 성유리는 까칠한 여배우 서정으로 분해 김성균과 함께 오랜 시간 항상 옆에서 지켜보며 10년째 짝사랑해온 매니저 태영(김성균 분)의 용기 있는 고백 이야기를 전한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말한 그는 서정을 처음 접했을 당시, 마냥 까칠하고 화만 내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었지만 캐릭터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가 처한 상황에 공감해갔다. 특히 극 중 캐릭터의 직업이 여배우다 보니 공감대 형성은 더 빠를 수밖에 없었다.

촬영 도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나도 되게 화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 나라면 화가 나도 서정이처럼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런데 서정이는 진심으로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웃음)”

‘미사고 속 성유리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그동안 청순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 호피 무늬 바지 등 파격적인 비주얼로 무장한 채 등장하기 때문이다. 까칠한 성격에 화려하고 강렬한 스타일로 스크린을 누비는 그의 모습에선 ‘도전과 ‘변신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님이 변신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처음엔 나도 서정이 세고 섹시한 캐릭터인지는 몰랐다.(웃음) 감독님은 촬영장에선 조금 더 화려하고 섹시한 아이가 촬영이 끝나면 낡은 카니발을 타고 떠나는 장면이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영화 속 호피 바지는 실제 내 옷이다. 오랜만에 호피 무늬 바지를 사서 미팅할 때 입었는데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 하셨다.”
사진=이현지 기자

성유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외적인 변신과 도전만 감행한 것은 아니다. 연기에도 변화를 주었다. 연기의 폭을 넓힌 그는 그동안 했던 연기와는 다르게 접근하는 법을 배웠고, 상대 배우와 유연하게 호흡할 수 있는 법, 그리고 듣는 귀까지 생기게 됐다. 그리고 성유리가 한층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상대 배우 김성균이 있었다.

(김성균과는) 대본 리딩할 때부터 주고받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동안 연기랑은 다르게 접근하는 법도 가르쳐주었다. 예전엔 내가 그 캐릭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엔 내 안에 있는 서정을 끄집어내려고 했다. 그렇게 접근하다보니 조금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또 예전에는 항상 대사를 암기하고 대사 하나를 녹음해서 이상하면 다시 연습하곤 했는데, 이번에 김성균과 호흡하면서 반사 신경처럼 툭툭 대사를 내뱉다 보니 편해지더라. 듣는 귀가 생겼고, 듣고 리액션하는 법도 생긴 것 같다. ‘나만 잘해야지 그런 게 없었다.”

‘차형사 이후 3년 만에 기자와 마주한 성유리는 한층 여유로움을 안은 모습이었다. 이를 언급하니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 MC가 많은 도움이 됐다며 콤플렉스이기도 한 ‘낯가림이 줄어들게 됐다고 했다. 여유를 얻은 그는 풀어야 할 남은 숙제를 언급했다. 바로 굳혀진 이미지와 연기 욕심이다.

예전엔 이미지를 깨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당찬 역할을 하고 싶었다. 초반엔 이미지를 깨려고 독립영화에선 어두운 캐릭터를 했었다. 매 작품마다 전작을 깨는 게 숙제였다. 차태현은 ‘이미지를 왜 깨야 돼? 그게 너만의 장점인데라고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그것도 맞는 말인데 어려운 것 같다. 지금은 그냥 밝은 것도 해보고 싶고, 악역도 해보고 싶고, 따뜻한 멜로도 해보고 싶다. 이번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로 관객에게 듣고 싶은 말은 ‘이질감이 안 느껴졌다이다.(웃음)”
사진=이현지 기자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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