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그녀의 예뻤다가 종영을 단 1회 앞두고 있다. 4.8%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역시나 입소문 효과는 무시무시했다. 거침없는 상승세로 10%대를 넘어 20% 문턱까지 왔으니, 엄청난 인기는 두말하면 입아플 정도다.
주근깨 뽀글머리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한 혜진(황정음)과 초절정 복권남으로 정변한 성준(박서준), 완벽한 듯 하지만 빈틈 많은 허당 섹시녀 하리(고준희), 베일에 가려진 넉살끝판 반전남 신혁(최시원), 네 남녀의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그녀의 예뻤다. 주연 4인방이 그만큼 눈부시게 활약해줬지만, 때로는 답답한 고구마 전개와 캐릭터 밸런스의 붕괴로 시청자들을 속썩이기도 했다. 과연 남은 1회에는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까.
◆ 주연 4인방, 연기부터 케미까지 배우들이 다 했다
‘그녀는 예뻤다가 신드롬급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주연배우 4인방의 활약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들은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은 물론 훈훈한 케미도 마음껏 발산하며 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했다.
특히 황정음은 뽀글머리에 홍조와 주근깨 분장까지 감행하며 역대급 폭탄녀로 변신, 혼신의 코믹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했다. 여기에 부편집장으로서의 까칠한 면모와 첫사랑남의 부드러운 매력을 동시에 선보인 박서준, 예쁜 미모의 터프한 의리녀 고준희, 독특한 4차원 매력을 보여준 똘기자 최시원의 연기까지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킬미힐미로 이미 많은 팬들을 확보한 황정음-박서준 조합은 물론, 걸크러쉬를 유발할 만큼 호응이 좋았던 황정음-고준희의 케미도 ‘그녀는 예뻤다를 입소문 타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박서준-최시원의 티격태격한 관계도 소소하게 웃음을 불어넣었다.
◆ 그 많던 캐릭터들의 매력, 다 어디로 갔나
배우들의 열연과 케미 덕분일까. 극 초반에는 캐릭터들이 살아있는 것마냥 통통 튀었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점점 힘을 잃었다. 그들이 가진 기존의 매력을 잃고, 일반적인 드라마와 다를 바 없는 뻔한 인물이 됐기 때문이다.
혜진의 든든한 친구였던 하리는 성준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서 사랑에 울고 웃는 전형적 민폐 캐릭터가 됐고, 성준 또한 혜진과 하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까칠함과 애틋함 사이에서 방향을 잃었다. 똘기자 신혁 도 유쾌발랄한 4차원 캐릭터에서 혜진을 향한 마음을 쉽게 접지 못하는 집착남으로, 혜진은 성준과 서로 마음을 확인했음에도 친구 하리때문에 한 걸음 물러서는 ‘고구마 여주로 탈바꿈했다.
뒤늦게나마 하리와 신혁이 성준과 혜진을 향한 마음을 접고 러브라인 갈등이 사라졌지만, 한 번 반감된 매력이 원래대로 돌아오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막바지에는 메인 커플인 혜진과 성준보다 신혁의 정체와 관련된 이야기에 더욱 초점이 맞춰지면서 캐릭터 간의 밸런스마저 붕괴됐다.
◆ 사랑도 일도 모두 해결…남은 1회, 무슨 내용 다룰까
성준과 혜진의 사랑도 제자리를 찾았고, 모스트코리아도 폐간 위기에서 벗어났다. 드라마의 주요 갈등이 일찍 해결된 만큼 극적 긴장감도 자연스럽게 반감됐고, ‘드라마가 예전같지 않다는 평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또다른 관심사였던 회사 사장 아들과 소설가 텐의 정체마저 밝혀진 상황. 사실상 남은 이야기는 혜진과 성준이 무사히 결혼하느냐, 마느냐 뿐이다. 이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름아닌 작가의 전작 ‘지붕뚫고 하이킥 결말 때문.
당시 시트콤임에도 불구, 최다니엘과 신세경이 교통사고로 죽는 황당한 엔딩 때문에 PD가 나서서 사과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말 때문에 이번에도 ‘혜진이나 성준이가 또 죽는 거 아니냐 ‘알고 보면 텐이 쓴 소설일지도 모른다 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다.
결말에 대한 관심도가 최고조로 높아진 만큼 제작진은 ‘결말 함구령까지 내린 상태. 마지막회 촬영도 거의 완료됐다. 과연 ‘그녀는 예뻤다가 시작만큼 결말도 ‘모스트스럽게 맺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