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체 외인’ 히메네스가 살아남은 법
입력 2015-11-11 08:05  | 수정 2015-11-11 08:08
2016시즌에도 LG 트윈스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외국인 선수 루이스 히메네스(27)를 잡았다. 12월까지 고민하지 않고 일사천리로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 타자로 LG 유니폼을 입은 히메네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노력의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9일 히메네스와 연봉 총액 8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시즌 도중인 지난 6월 잭 한나한의 대체 선수로 연봉 35만 달러를 받았던 히메네스로서는 LG에 남아 몸값도 두둑하게 챙겼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70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11홈런 46타점 37득점 8도루를 기록했다. 한국 무대 적응에 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히메네스는 7월 타율이 1할9푼2리에 그치는 등 전반기 22경기에서는 타율 2할4푼5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9월 타율 3할9푼4리를 찍는 등 후반기 48경기에서는 타율을 3할4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히메네스는 수비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안정적인 수비력은 물론 수비 범위도 굉장히 넓다. 올 시즌 실책 6개를 저질렀으나 치명적이거나 결정적인 실책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어려운 타구도 쉽게 처리하는 강견을 과시했다.
히메네스가 까다로운 LG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성실함으로 만든 노력의 결실이었다.
히메네스는 시즌 도중 극심한 부진이 계속되자 손에서 방망이를 놓지 않았다. 강남역 인근 자택 근처의 야구연습장을 찾아 늦은 밤 동전을 넣고 챙겨간 자신의 배트로 타격 훈련을 할 정도였다.

또 히메네스는 스스로 2군행을 자청해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생활하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천에 있던 코칭스태프 사이에서는 히메네스의 타격 훈련 자세에 대한 칭찬이 대단했다.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히메네스는 1군 복귀 후 거짓말처럼 자신의 타격감을 찾았다. 바로 노력의 가치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히메네스는 시즌 종료 후 다시 이천행 버스에 올랐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을 급히 떠나기 마련. 하지만 히메네스는 2주간 더 남아 나머지 수업을 받은 뒤에야 한국을 떠났다. 임시 타격 인스트럭터로 LG에 돌아온 한나한의 타격 지도를 받기 위한 선택이었다. 같은 외국인 선수 입장이었던 상황서 보기 드문 행동이었다.
시즌 내내 보여준 히메네스의 배움과 노력의 자세는 LG 구단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탁월한 친화력까지 더한 히메네스가 내년 LG가 그토록 찾던 '잠실형' 외국인 타자가 될 수 있을까. 근성과 성실성을 모두 갖춘 히메네스라면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mi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