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 학부 카톡방 군기 잡기 논란, 군대야 대학교야? '다,나,까 말투'
입력 2015-11-10 17:56 
대학 학부 카톡방 군기 잡기 논란/사진=온라인커뮤니티
대학 학부 카톡방 군기 잡기 논란, 군대야 대학교야? '다,나,까 말투'



군대식 말투를 강요하는 등 선배가 후배에게 군기를 잡는 내용의 대학교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가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9일 한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수도권의 한 대학교 체육학부 소속 선배들이 같은 과 후배들에게 명령조로 행동요령 성격의 지침을 전달하는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가 공개됐습니다.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은 '00대학교 군기 클라스(수준)', '00대 신입생 군기' 등의 게시글 제목과 함께 이날 유포됐습니다.

캡처 사진에는 모든 대화를 '다' '나' '까'로 끝내고 휴대전화 메신저로 대화를 할 때는 반드시 문장 끝에 마침표를 찍으라는 내용의 군대식 지시사항이 담겼습니다.


또 '단과대 건물 정문과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한다'거나 '선배들과 밥 먹을 때 수저를 먼저 들지 말고 선배가 부르거나 뭘 시키면 뛰어다니라'는 등의 강압적인 행동요령이 포함됐습니다.

같은 과후배 학생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캡처 사진은 이날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퍼지면서 5천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학교 한 학생은 이날 오전 "해당 학부 임시총회에서 폭력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빚었습니다.

이날 임시총회는 학과 '홈커밍 데이'를 앞두고 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열렸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해 보니 학과 사무실에 정식으로 보고된 총회"였다며 "폭력 등의 행위는 없어 철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학교의 다른 학과도 '올해 5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들이 노래를 크게 부르지 않은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다'는 내용의 인터넷 게시글로 구설에 오른 바 있습니다.

당시 이 학과 학생회는 교내 사이트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단체 기합을 준 것을 인정하며 사죄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한편, '카톡방 군기'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대학 관계자는 10일 "온라인에 유포된 게시글이 익명으로 올라와 진상을 확인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현재 학과 내에서 이런 관행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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