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웅산 수지, 향후 국정 믿고 맡길 CEC는 어떤 집단?
입력 2015-11-10 17:06 

지난 8일 치러진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인물들이 미얀마의 새 시대를 이끌어 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부의 돌발 행동없이 권력 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수지 여사가 이끄는 NLD 중앙집행위원회(CEC) 위원들이 가장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이들은 수지 여사의 최측근들로 지난 25년간 군부의 탄압 속에서도 조국 민주화를 위한 생사고락을 함께 해왔다. 현재 헌법 조항에 걸려 형식 대통령은 되지 못하지만 실질적인 최고권력자가 될 수 있는 수지 여사가 가장 믿고 국정운영을 맡길 만한 집단인 셈이다. CEC 위원들중 일부는 지난 1990년 총선에서 NLD가 압승을 거둘 당시 출마하기도 했고, 이번 총선에도 나와 승리를 거뒀다.
CEC 위원 가운데 유력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NLD 창립 멤버이자 당 명예 대표인 틴 우(Tin Oo)다. 그는 지난 9일 수지 여사가 총선 승리를 확신하고 대중 앞에 섰을 때 그 옆에서 수지 여사와 동행했다. 물론 틴 우는 이미 나이가 90세에 가까워져 대통령이 되기엔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번 총선에 출마해 승리한 윈 흐테인, 한 타민, 온 카잉, 니얀 윈 위원들도 향후 미얀마 정권에서 요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CEC는 지난 2013년 수지 여사가 총선에 대비해 당 조직을 확대 개편하면서 보강됐다. 애초 CEC는 7인으로 구성됐지만 2013년 15명으로 늘어났고, 5명의 예비 위원도 있다. CEC 위원들은 당 조직의 각 분야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조각 작업이 진행될 때 입각할 가능성이 높다.

장준영 한국외대 벵골만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이날 현재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그동안 수지 여사를 대변해 왔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 지명도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향후 미얀마 대선은 총선을 통해 새 의회가 출범하면 이와 동시에 실시될 전망이다. 의회에서 뽑는 간접선거로 그 시기는 1월말~2월초로 예상된다.
다만 수지 여사는 총선 승리를 통해 민주화 실현을 향한 첫 걸음을 뗐지만 안고 있는 숙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총선 전부터 제기되어온 소수민족 문제 등 내부 통합 이슈다. 수지 여사는 미얀마 내정 가운데 가장 골칫거리인 로힝냐족 등 소수민족 문제에 대해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지 여사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반대세력을 적절히 끌어안아야 한다. 지난 1988년 8월 반군부독재 시민혁명을 일으킨 대학생 세대와 연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수지 여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실제 이번 총선 과정에에서 당시 시위에 참가한 이들 중 상당수가 공천 신청을 했지만 탈락했다. 이런 모습을 두고 수지 여사의 경직성과 폐쇄성을 지적하곤 한다.
이밖에 집권 경험이 없다는 점도 숙제다. 국정수행 능력이라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또 수지 여사와 당원들간에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다르다는 점도 향후 내부 불협화음을 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총선 후 미얀마의 개혁개방과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수지 여사가 좀더 유연하고 적극적인 개혁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수인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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