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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희망 물거품…‘국대’ 히메네스의 무모했던 질주
입력 2015-11-10 16:21 
루이스 히메네스는 베네수엘라 야구대표팀에 선발돼 2015 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의 맞대결은 화요일 정오(현지시간)에 펼쳐졌다. 평일 낮 자국의 경기도 아닌 타국 경기에 대만 관중이 몰릴 리 없었다.
그렇다고 무관심 경기는 아니었다. 김인식호의 운명과 연관된 경기였다.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는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에서 한국과 함께 예선 B조에 편성됐다.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일본에 패한 한국으로선 8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였다.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의 전력 체크 못지않게 큰 주목을 끈 건 전 롯데 자이언츠 출신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베네수엘라)였다. 친숙한 이름이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히메네스는 타율 3할1푼5리 14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80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시즌 막바지 태업 논란까지 일었다. 결국 퇴출 수순을 밟았다.
그렇게 악연으로 잊어졌던 히메네스는 베네수엘라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주축 선수였다. 3번 프랑크 디아스, 4번 후안 리베라에 이어 5번 지명타자로 중심타선에 배치됐다.
히메네스가 얼마만큼의 활약을 펼칠 지가 흥밋거리였다. 한국과 베네수엘라는 오는 12일 맞붙는다. 이틀 뒤 상대할 ‘지한파 히메네스는 경계대상이기도 하다.
일단 선구안은 좋았다. 히메네스가 첫 상대한 투수는 세사르 카릴로.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1차지명(전체 18라운드)을 받았던 투수다. 히메네스는 카릴로의 10구를 상대했으며, 볼 7개를 걸렀다. 카릴로의 나쁜 공에 선뜻 배트가 나가지 않았다.
2회 첫 타석에선 3B 1S의 유리한 볼카운트서 카릴로의 142km 높은 속구를 쳤으나 3루수 파울 뜬공. 그러나 4회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3-2로 역전한 1사 1,2루서 카릴로에게 볼넷을 얻었다. 베네수엘라는 이어 프란시스코 카라발로의 희생타로 1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이 볼넷으로 카릴로는 강판됐다.
안타도 쳤다. 4-6으로 뒤진 9회 첫 타자로 나서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9회 뼈아픈 실책으로 점수 차가 2점으로 벌어졌지만, 3회 안타 3개와 4사구 3개를 묶어 대거 4점을 뽑았던 베네수엘라 타선이었다.

다시 한 번 폭발할 여지는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마리오 마르티네스가 좌중간 펜스까지 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1루 주자의 득점도 가능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대주자 카드를 쓰지 않았다. 111kg의 ‘거구는 열심히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돌진했으나 야수들의 송구보다 한참 느렸다. 허무한 아웃.
히메네스가 3루에서 멈추기만 했어도 1사 2,3루의 동점 찬스가 주어졌다. 8회 등판한 멕시코 투수 베르나르디노는 앞의 불펜투수와 달리 흔들렸다. 피안타만 3개였으며, 8회에는 야수의 호수비 덕분에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기까지 했다.
히메네스의 과감했지만 무모한 베이스러닝으로 흐름은 깨졌다. 베네수엘라의 역전 희망도 물거품. 4-6의 역전패로 ‘1패를 기록했다. 히메네스는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으나 고개를 푹 숙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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