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신음소리가 깊은 산속의 사찰까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종교계에서 관심을 가지면 국민들에게도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판단해 동참하게 됐습니다.”
9일 이른 아침 부산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조계종 사찰 범어사에서 만난 수불 스님은 온화하면서 큰 웃음을 지어보였다. 지난달 28일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수불스님은 손사래를 치며 내가 무슨 큰 뜻이 있었겠느냐”면서도 다만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수불 스님은 청년 실업난은 국가의 미래가 걸린 심각한 문제”라고 전제한 뒤 최근에 청년 실업과 관련해 걱정스런 말이 많이 들리고 있어 어떻게 하면 국민 전체가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불 스님은 이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전문가가 아닌 우리같은 입장에서는 함께 동참하고 합심해서 생각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불교계에서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면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인 수불 스님은 범어사 주지실에서 하나은행 부산중앙지점장의 예방을 받고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 자리에서 수불 스님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부금 1000만원도 전달했다.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수불 스님은 시간은 한번 흘러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며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불 스님은 당장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불 스님은 고학력자들이 많다보니 작은 일은 안 하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즘 ‘7포 세대 라는 발이 유행할 정도로 위축돼 있는 젊은이들이 많은 현실에 대해 수불 스님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며 몸으로 직접 부딪혀보고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인으로서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남는다.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들은 패기 있게 후회하지 않는 진취적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수불 스님은 마지막으로 종교인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안내자로서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그게 종교인이 존재하는 이유”라며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이 취업 때문에 많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그들에게 다시 한번 힘을 내라고 따뜻하게 말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범어사로 출가한 수불 스님은 1989년 부산 금정포교당을 시작으로 부산과 서울에 안국선원을 설립했고 지난 2012년부터 범어사 주지스님을 맡고 있다. 또 조계종 부산연합회 회장,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부산불교방송 사장 등을 맡고 있다.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된 범어사는 조계종 제14교구 본사(本寺)로 2012년엔 강원(講院), 선원(禪院), 율원(律院) 등을 두루 갖춘 종합 수도원을 뜻하는 총림(叢林)으로 지정됐으며 부산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한곳이다.
[부산 = 박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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