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한은정 "영화같은 로맨스? 평범한 사랑하고 싶어요"
입력 2015-11-10 13:55 
영화 '세상끝의 사랑' 자영 役
"공예지-조동혁 대단, 몸매 자신 없어 노출 불가"
"캔디형 역할 못할 듯, 전 제 얼굴을 알아요"
"10년 후에도 연기하고 싶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자신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 자영(한은정), 과거의 상처를 품고 사는 아이 유진(공예지), 두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 동하(조동혁)의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 파국을 맞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세상 끝의 사랑'(감독 김인식, 12일 개봉 예정)은 파격적이다. 새 아빠와 딸이 사랑에 빠진다. 아니, 아빠가 되기 전 이미 남자와 사랑에 빠졌던 게 분명하다. 그렇더라도 자칫 막장, 패륜 드라마로 보일 수도 있다.
배우 한은정(35)은 "막장 드라마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며 "인간의 본능에 대해 리얼하게 다뤘다. '사랑에 대한 위험성이 크구나, 뭐든 감정적으로 선택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은정은 본인도 감정 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공예지와 조동혁을 추어올렸다. "동화는 자칫하면 나쁜 놈이 될 수 있잖아요. 촬영하는 내내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더라고요. 예지도 진짜 고생했죠. 그런데 처음 만날 때부터 잘할 줄 알았어요. 깊이가 있는 친구였다니까요. 제가 어렸을 때라면 그런 노출은 못했을 거예요. 몸매에 자신이 없으니까요."
엄마 역할이지만 한은정은 모성애를 보이진 않는다. 김 감독도 한은정에게 그런 모습을 원한 건 아니었다. 무게감 있는 연기만 할 수 있는 걸 원했다. 극의 흐름을 잃지 않고 유지했으면 했다. "엄마 자영과 어울릴 것 같지 않다"며 출연 제의를 고사한 한은정에게 감독이 "전혀 엄마 같지 않아도 되니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이유다.
실제 한은정은 자영을 이해할까. "저라면 더 힘들지 않았을까요?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파란만장하게 살고 싶지는 않아요. 평범하면서 일반적인 사랑을 하고 싶어요. 일과 관련된 것도 힘든데 일 외에 골머리 썩히고 싶지 않네요. 주변에도 그런 불같은 사람은 없더라고요. 17년 연애하다 결혼한 친구, 펜팔로 만나 10년 만에 결혼한 친구 등이 많죠. 하하."
한은정은 이미지가 차찹고 세 보인다. 그는 "그래서인지 대시하는 분들이 없다"며 "말 걸면 '왜?'라고 대꾸할 것 같나 보다. '새침데기', 딱 부러진 이미지라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도 그런 이미지가 좋아요. 살아보니 장점이에요. 바르게 살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죠. 제 나이 정도 되면 많은 일이 있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외롭고 고독해요. 접근하기 쉬운 외모였으면 힘들지 않았을까요? 좋은 유전자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뿐이죠. 하하."
그는 "데뷔 초 평생 연기할 악녀 연기를 해봤다"며 "내 성격과 비슷한 역할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웃었다. 그럼 귀여운 캔디형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바람은 없을까. "전 제 얼굴을 알아요. 닭살이 돋는 건 전혀 안 맞아요. 성격적으로 다가갈 순 있는데 그렇게 연기는 건 손발이 오그라들죠. 진짜 성격은 어떠냐고요? 예능에서 보여줬던 게 본래 모습이죠. 허당이냐고요? 맞아요. 하하."
한은정은 모나지 않게 물 흐르듯 연기자로 살고 싶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참아야 할 때도 있는 거고, 어떨 때는 진취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벽에 부딪힌 적도 있긴 했지만 안 좋고 나빴던 일들은 잘 풀었던 것 같아요. 금방 해결하는 편이거든요."
한은정은 "10년 전에도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는데, 앞으로 10년도 그렇다"며 "연기하는 나이대가 바뀌겠지만 당연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왔으니 나중에도 또 다른 멋진 모습으로 연기를 계속하고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언제나 작품을 할 때 과정은 힘들지만 끝나고 나면 성취감과 쾌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도 감정 상태 등 연기하기 힘들었지만 좋았어요. 관객 반응도 좋으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그 안에 얻어지는 뭔가가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게 항상 좋은 일이 온다고 믿고 있답니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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