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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김광현의 67구, 대표팀 운명의 숫자 될까
입력 2015-11-10 12:54  | 수정 2015-11-10 14:25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만, 타이베이) 김원익 기자] 김광현(27·SK)의 67구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운명을 바꿔놓을 숫자가 될 수 있을까.
김광현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WBSC 프리미어 12(이하 프리미어 12)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투구수는 67개였다.
김광현을 내고도 진 것은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만 일찍 교체된 것이 차라리 잘 된 일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김광현은 대표팀의 8강 진출 여부가 갈릴 오는 14일 멕시코전이나 15일 미국전에 충분한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게 됐다.
일본과의 경기서 김광현의 초반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최고구속 148km의 강속구에는 힘이 있었고 특유의 슬라이더가 빛을 발했다. 베이스 맞아 적시타로 연결된 상황이나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 실수가 없었다면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었다.
물론 약점도 노출했다. 경기 종료 후 일본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김광현은 속구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오른쪽의 인코스만 참으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보통 좋은 결과가 나올때는 센터 방면의 타구가 나오기 때문에 낮은 코스의 슬르아디러르 무리하게 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날 ‘슬라이더 버리기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멀티히트와 홈런을 뽑아내며 활약한 사카모토 하야토 또한 김광현의 낮은 슬라이더를 참은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결국 속구 구위와 제구를 잡는 것에 있다. 경기 종료 후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 2회 선두타자 스트라이크 낫아웃의 경우는 포수가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더 밑으로 연결되면서 뒤로 빠졌다”며 어떻게 보면 김광현의 운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적시타를 맞은 상황도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는데 베이스에 맞고 튀면서 실점이 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볼이 괜찮았는데 60개 정도 가니까 구위가 확 떨어졌다. 오늘 나름대로 좋은 투구를 했는데 운이 안따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이날이 SK가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이후 약 한달만에 김광현이 실전을 치른 것을 감안하면 다음 등판 땐 반전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온전한 김광현은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투수다. 김광현이 정규시즌과 같은 제 컨디션을 찾았을 때라는 가정에는, 더 많은 희망을 걸 수 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6개 팀이 예선라운드 5경기를 치러 조 4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 8강 상대는 A조 4위가 B조 1위, 3위가 B조 2위와 맞붙는 역순 방식이다. 1패를 안고 시작한 대표팀은 결국 4번째 경기인 멕시코전이나 5번째 경기인 미국전서 8강 진출 여부나 순위가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설욕을 위한 충분한 능력과 여력이 있는 김광현에게 대표팀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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