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무성 대표 “우리 모두 朴대통령 위해 열심히 했는데…”
입력 2015-11-10 11:14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부친인 고 유수호(85) 전 국회의원의 빈소에는 9일 이틀째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태호 김을동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날까지 90여명의 당 소속 의원들이 조문했다.
특히 오후 7시 40분께 빈소를 찾은 김 대표는 두 시간 가까이 상가에 머물렀고, 좀처럼 접견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유 전 원내대표도 밖으로 나와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유 전 원내대표가 이날 빈소 밖으로 나온 것은 오전에 이회창 전 총재를 맞이한 이후 두 번째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조문객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본인 좌우로 앉은 유승민·한선교 의원을 손가락 짓 하며 (우리 셋 모두가)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참 열심히 했는데…”라며 너털웃음을 지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에 유 전 원내대표도 듣다 보니 그렇네요”라고 답했고, 술잔을 부딪히던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김 대표는 또 앞서 조문한 이회창 전 총재가 박 대통령을 향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유(승민) 의원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한 것과 관련 한마디 하셨데”라고 나지막이 언급하며 웃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오랜만에 공개 석상에서 장시간 자리를 함께 한 두 사람은 한때의 ‘불화설이 무색할 정도로 시종일관 부드러운 표정으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10분여간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눈 뒤 빈소로 돌아간 유 전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상가를 떠날 때에는 다시 손을 잡아끌고 빈소로 들어가 가족들에게 일일이 소개하며 배웅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빈소를 떠나면서도 유 전 원내대표의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유 의원이 어려운 일이 전혀 없다. 유 의원은 우리 새누리당의 아주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가 ‘내쳐지는 일은 없을 것이냐는 질문엔 지역주민의 선택에 달려있다”며 상향식 공천의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오전에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롯해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아버지 유 전 의원에서 아들 유 전 원내대표까지 2대째 인연을 맺은 원로 조문객이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고인과 연이 깊은 원로들은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후 정치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유 의원에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원유철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원내지도부도 빈소에 함께 들렀다. 김정훈 정책위의장,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도 함께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한때 ‘러닝메이트였고 자신의 후임이기도 한 원 원내대표와 조문 인사만 간단히 나눈 뒤 별도의 대화를 하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원 원내대표가 접견실에 머문 40여분 동안 유 전 원내대표가 따로 나와보지도 않아 전날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가 방문했을 당시와 대비를 이뤘다.
이 외에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석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김한길 신학용 유인태 안규백 임수경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 등이 빈소를 찾아 헌화했다.
국무위원 중에는 전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조문했다.
당 안팎에서 이른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김세연 의원, 초선의 이종훈 민현주 의원 등은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 자리를 지켰다.
한편, 유 전 원내대표 측이 전날 고인의 뜻에 따라 화환을 정중히 거절한다고 밝혔음에도 접객실 사방이 화환 리본으로 가득해 눈길을 끌었다. 받은 화환을 전부 접객실에 수용할 수 없어 화환은 치우고, 대신 보낸 사람 이름이 적힌 리본만 남긴 것이다.
이날도 박 대통령 명의의 조화는 보이지 않았으며, 청와대 측 조문객은 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의원 상(喪)에는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누가 간 일이 없다”면서 일반 의원 상에는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조문하는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화를 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이를 사양한다고 고지한 유 전 원내대표의 뜻에 따라 보내지 않은 것으로 밝힌 바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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