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자식 유산 안 줘'…유언장 썼더라도 일부 줘야

【 앵커멘트 】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서 자식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장남 대신 막내딸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는 유서를 썼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장남은 할 말이 없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정석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숨을 거두기 직전 아버지는 삼 남매 중 막내딸에게 부동산을 물려준다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했습니다.

장남이 있었지만, 부모에게 말도 없이 이민을 가는 등 자식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자 장남은 자신의 유류분 권리가 침해됐다며 막내 여동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버지 유언장대로 장남에겐 어떤 권리도 없어 보였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막내딸 명의로 등기한 부동산 중 일부를 장남에게 떼어주라고 결정했습니다.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 상속분의 절반,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1/3 만큼의 유류분 권리가 있다는 민법상 규정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동주 / 변호사
- "(유류분 제도는) 유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피상속인과 상속인 사이의 구체적인 유대관계가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유류분을 인정하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결국 유언장 효력은 인정하면서도 현행 법대로 유족 상속권을 우선 적용해야한다는 법원.

형제간 불화의 빌미가 되는 상속법을 둘러싼 다툼은 여전히 법정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정석입니다. [ljs730221@naver.com]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