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질 악화?…대청호서 대형 큰빗이끼벌레 무더기 발견
입력 2015-11-08 14:50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서 대형 큰빗이끼벌레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큰빗이끼벌레가 통상 수질이 악화된 곳 등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대청호 수질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무더기 출현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8일 연합뉴스 취재팀의 확인 결과 가뭄으로 수위가 내려앉은 대청호 여러 곳에서 큰빗이끼벌레 군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대전시 동구 사성동 유역에는 지름 30∼40㎝가량 되는 군체 6∼7개가 폐그물과 폐목에 엉겨붙거나 모래톱 위에 얹혀져 있고, 옥천군 군북면 대정리 앞 호수에서도 어른 주먹만한 군체가 수초 등에 붙어있습니다.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된 수역에서는 진녹색 녹조 띠가 둥둥 떠다니는 등 수질도 불량한 상태입니다.

큰빗이끼벌레는 유속이 느리거나 정체된 수역에 사는 이끼모양의 무척추동물입니다. 크기는 1㎜ 안팎이지만, 심할 경우 길이 1∼2m의 군체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대청호에서는 10여년 전부터 큰빗이끼벌레가 관찰됐습니다.

금강 지류인 옥천 보청천과 청주 무심천 등에서도 간혹 발견된 바 있지만, 이번처럼 여러 군체가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이례적입니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대청호에는 전에 없던 11월 녹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추동수역의 경우 지난달 2일부터, 문의수역은 같은 달 28일부터 조류주의보가 내려져 여태껏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큰빗이끼벌레의 무더기 출현이 수질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인 물포럼코리아 최충식 사무처장은 "큰빗이끼벌레는 물이 고여 오염된 금강 중하류에서 무더기로 발견되는 등 수질과 상관관계를 보인 사례가 많다"며 "늦가을까지 녹조가 사라지지 않는 대청호의 경우도 수질환경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좁은 수역에서 여러 개의 큰빗이끼벌레 군체가 발견됐다면 발생 원인과 실태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란이 일면서 한국수자원공사도 현장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대청댐관리단 관계자는 "큰빗이끼벌레는 오래전부터 대청호에서 관찰돼왔고, 수질과의 관련성도 입증된 바 없다"며 "다만 가뭄과 늦가을 녹조 등으로 호수 환경이 바뀌고 있는 만큼 현장에 나가 정확한 실태부터 조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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